덕수와 똘복이는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오래오래 살라던 집주인은 돌연 우리가 그 집을 사거나 나가길 원했다. 같이 살만한 다른 거처를 마련하기까지 한동안은 방법이 없었다. 더 이상 똘복이를 키울 수 없는 상황을 내가 선택했다. 평생을 책임지겠다는 애초의 다짐을 접었다. 선배 말처럼 나도 결국엔 내가 더 중요한 못난 보호자였다.
교직에 있는 친척에게 부탁해 한 초등학교로 보냈다. 관사에 계신 분이 돌봐 주실 거라고... 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들이 많이 예뻐해 줄 거라고 안심시켜주셨다. 도착 후에 찍은 사진을 보니 이 녀석은 금세 적응한 듯 꼬리를 흔들었다. 똘복이는 귀가 서긴 했지만 순종 진돗개는 아니었나 보다. 섭섭하기보다 다행이었다. 언젠가 들은 일화처럼 똘복이가 몇 날 며칠 달려서 나를 찾아오기라도 한다면 나는 정말 부끄러워서 미쳐버렸을지도 모른다.
그 뒤로 소식을 묻지 못했다. 잘 살고 있을까? 새끼를 낳았을까, 낳았다면 몇 마리나 낳았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덕수도 나쁘지 않았다. 그저 똘복이의 건강을 위해 6개월 정도만 더 기다려주었다면. 그 사이 연애라도 하게 해 줄 걸. 내가 주인이랍시고 똘복이 의지와 달리 튕긴 건 아니었는지 미안했다. 아니야. 당시 똘복이는 너무 어렸어. 덩치만 컸지 철이 없었다고.
똘복이가 나와 인연을 맺어주어 참 고맙다. 못난 주인을 만나서 고생이 많았다. 함께 지낸 시간 덕분에 나는 정말 많이 배우고 행복하고 기뻤다. 끝까지 약속을 지키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 만약 내가 앞으로 다른 반려견을 만난다 해도 똘복이는 영원한 나의 첫 반려견이다. 그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그리고 진심으로 바란다. 씩씩하고 건강하게 살아주기를. 안녕 똘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