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하는 아침을 만드는 5가지 의식
"타이탄의 도구들"이라는 책 속에 나오는 5가지 아침 의식을 직접 해 본 후기입니다.
(협찬 아님)
나는 자기계발서를 싫어한다.
첫째, 당위적인 이야기를 당위적으로 하기 때문이고
둘째, 실생활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고 지극히 소모적이며
셋째, (작가와 독자 모두의) 자기 연민이 싫기 때문이다.
도대체 “힘들면 쉬어가도 괜찮아” 이런 내용을 왜 읽어야 하나?
“스트레스 주는 사람은 멀리해야 한다.” 이걸 꼭 책으로 읽어야 알 수 있냐는 말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건 비단 나뿐만이 아니다.
책을 좋아하는 친구들을 만나서 “쉬어가도 괜찮아 어쩌구” 하는 책을 읽었다고 하면 다들 인상을 찌푸리며 말할 것이다.
“우웩!”
그러나 [타이탄의 도구들]은 다르다. 물론 이 책도 굳이 분류하자면 자기계발서에 가깝기는 하다.
그러나 이 책은 ‘쉬어가도 괜찮아’ 라고 말하는 대신 이렇게 말한다.
‘쉬어갈 때는 명상을 하는데 명상을 할 때는 앱을 이용하는 방법, 유도명상을 하는 방법, 초월 명상을 하는 방법이 있다. 앱은 ‘헤드 스페이스’나 ‘캄’이 괜찮고 유도 명상은 세계적인 석학이자 신경과학자인 ‘샘 해리스’나 ‘타라 브랙’을 추천한다. 명상의 효과를 보려면 한번 시작했을 때 최소한 7일은 지속해야 한다. 너무 길게 하지 말고 목표는 낮게 잡아라. 그래야 지치지 않고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 책은 다른 자기계발서와는 다르다. 당장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나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생각들을 당장 실천가능한 쉬운 방법들과 함께 제시한다.
이 책을 도서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이런 타이틀이 보일 것이다.
“백만장자들이 부자가 된 비법이 적혀있는 책”
그러나 나는 이렇게 일축하겠다.
“자기관리에 미친 사람이 명사들의 자기 관리 비법을 직접 실천해 본 후기”
정말이다. 명상 방법은 약과다. 직접 케톤 식이요법을 해보고 케톤 수치를 측정해 본 이야기, 운동 자세와 효과에 대한 설명(그림까지 있다.) 등 수많은 명사들의 삶의 노하우는 기본이며 그것을 직접 저자가 실천해 본 후기, 그리고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천 가능한 조언’들이야말로 이 책의 정체성이다.
내 말이 믿기지 않는다면 저자소개란을 펼쳐서 저자인 팀 페리스의 사진을 보라. 아침에 10km씩 조깅할 것 같이 생긴 남자가 보일 것이다. 눈빛을 봐라. 그럴 사람이다.
이 책의 1장은 ‘승리하는 아침을 만드는 5가지 의식’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된다. 독자의 직업에 따라 도움이 되거나,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다른 원칙들과는 달리 이 ‘아침 루틴’은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다. 5가지 의식은 다음과 같다.
잠자리를 정리하라(3분)
명상하라(10~20분)
한 동작을 5~10회 반복하라.(1분)
차를 마셔라 (2~3분)
아침 일기를 써라(5~10분)
저자는 이 중 3가지 이상만 지속적으로 해도 보다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나도 해봤다. 저자가 추천한 방법과는 조금 다르지만, 내 생활 방식에 맞춰서 나는 조금 변형해서 실천해봤다. 다음은 내가 직접 실천한 방법들과 그에 대한 감상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유도명상을 틀고, 반쯤 잠든 상태로 누워서 명상한다.
물론 정자세로 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나는 두 가지 이유로 누워서 명상을 한다.
첫째, 접근성을 높인다.
‘일어나서 자리를 잡고 본격적으로 명상을 해야지’라고 생각하면 일어나자마자 하는 행동은 ‘휴대폰 보기’따위가 될 확률이 높다. 나는 일어나자마자 영상을 틀고 잠이 반쯤 덜깬 상태에서 “유도 명상”을 따라한다. 유도 명상이란 영어로 하면 ‘Guided Meditation’이다. 말 그대로 ‘가이드’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하나하나 알려준다. 가이드가 숨을 쉬라고 하면 숨을 쉬고, 가이드가 감사한 일을 떠올리라고 하면 떠올리면 된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잠도 깨고, 내가 일어나자마자 첫 번째로 한 일이 명상이라는 자부심도 생긴다.
둘째, 다른 루틴과의 연속성을 만든다.
‘아침에 일어나서 명상도 해야하고 일기 쓰기도 해야하고…’ 이렇게 여러가지를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압도되어서 시작도 하지 않게 된다. 일단 일차적인 목표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누워서 명상 영상을 듣는다.’ 로 설정한다. 명상이 끝나면 자리에서 일어나서 이불을 대충 편다. 그럼 벌써 다섯가지 중 두 가지가 끝난다. 이미 두 가지나 했으므로, 자신감이 생긴다. 다른 두 가지는 뭐였더라, 적어놓은 노트를 펼치게 된다.
명상의 효과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숨쉬는 것만 잘해도 스트레스 지수가 내려간다. 하지만 따로 요가 학원 등을 다니지 않는 한 시간 내서 명상하기는 쉽지 않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명상하는 습관은 확실히 내 생활에 효율성과 정서적 안정감을 부여했다.
이 책의 저자는 ‘샘 해리스’나 ‘타라 브랙’의 영상을 들어보라고 추천했지만 나는 비기너에게는 이 상큼한 영상을 추천해주고 싶다.
‘Lavendaire’라는 유튜버의 ‘긍정적인 아침을 위한 5분 아침 명상’이다. 나는 잘 모르는 유튜버지만, 이 영상은 올라온지 1년도 되지 않아 12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영어로 되어 있기는 하지만 굉장히 쉬운 단어들로 되어 있고, 발음이 좋아서 잘 들린다. 그리고 명상이 끝날 때 항상 “이제 눈을 뜨고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세요. 당신은 이제 준비가 됐습니다.” 뭐 이런 말을 해주는데, 그 말을 듣고 나면 당장 뭔가 열심히 살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다.
이렇게 5분짜리 간단한 영상을 루틴화 한 후, 너무 짧게 느껴지면 점점 더 길고 복잡한 영상들로 바꾸면 될 것 같다. (책에서도 지속성을 위해서, 자신에게 쉽게 느껴지는 정도의 길이로 명상하라고 했다.) 꼭 이 영상을 들을 필요는 없고, 유튜브를 서치해서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영상을 찾으면 될 것 같다.
또, 명상이 잘 되지 않으면 고민하지 말고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이 책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명상이 잘 되지 않으면 되지 않는 대로 나의 현재 상태를 가늠하는 기능을 하는 것이다.” 나는 평소에는 굉장히 집중을 잘 하는데, 오늘은 집중을 하지 못하고 계속 화가 나 있었다. 그래서 오늘 내 컨디션이 아주 좋지 않다는 것은 아침부터 인지할 수 있었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이불 정리의 중요성은 다음과 같다.
“매일 아침 잠자리를 정돈한다는 건 그 날의 첫 번째 과업을 달성했다는 뜻이다. 작지만 뭔가 해냈다는 성취감이 자존감으로 이어지고 또 다른 일을 해야겠다는 용기로 바뀐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들’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잠자리 정리다. 아무리 형편 없는 하루를 보냈더라도, 아무리 슬픈 일이 벌어지더라도 잠자리 정리는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일을 하고 나면 비참한 날에도 손톱으로 절벽 끄트머리를 잡고 매달린 덕에 간신히 추락하는 건 면했다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하루 일과가 끝났을 때 당신이 마지막으로 하는 일은 ‘자신이 뭔가를 이뤄놓은 곳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돌아왔을 때 깔끔하게 정돈된 침대를 보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자존감이 높아진다.”
책에서는 3분 이내에 잠자리를 간단하게 정리하라고 한다. 길어지면 힘들어서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고 한다. 나는 명상이 끝나자마자 침대에서 내려와서 이불을 침대에 잘 펼쳐놓는다. 1분도 걸리지 않는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이유에는 별로 공감하지 않는다만, 이렇게 이불을 정리하고 나면 옆에 다른 것도 정리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 스스로 매일 아침 이불 정리를 하는 사람이라는 ‘자기 인식’의 변화가 생겨서 자존감에는 좀 도움이 될 것 같다. 무엇보다, 이불을 한번 정리해놓으면 웬만하면 다시 눕지 않게 된다. 다시 눕더라도 다시 정리하기 귀찮아서 아주 불편하게 잠시만 눕게 된다. 내 생각에는 ‘다시 눕지 않게 된다.’가 가장 큰 효과인 것 같다.
일단 나는 일어나자마자 명상을 하고, 이불정리를 한 후에, 코코넛 오일을 한 스푼을 입에 머금은 채로 티팟에 물을 올린다. 창문을 열어서 환기를 하고, 코코넛 오일풀링을 마친다. 그 뒤에는 간단한 동작을 5회 반복한다. 이 모든 걸 마치는 데는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이때 ‘동작을 하는 것’은 운동이 아니라, ‘잠을 깨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저자는 간단하게 팔굽혀펴기를 한다고 한다. 나 역시 폼롤러로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거나, 벽에 대고 푸시업을 한 5번 정도만 한다. 더 많이 하려고 하면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 1분 이내로 끝나야 한다.
그냥 잠이 좀 잘 깨고, 뭔가 해냈다는 성취감(?)은 든다. 원래 아침에 일어나면 간단한 스트레칭은 하기 때문에 별다른 변화는 못 느꼈다.
일어나자 이미 물을 올려뒀기 때문에, 간단한 동작 5번이 끝나면 바로 차를 마실 수 있다. 책의 저자는 보이차와 용정차(녹차)를 섞어서 마신다는데, 나는 아침마다 카페에 가서 글을 쓰기 때문에 카페인이 없는 차를 마신다. 주로 루이보스 티를 마시고, 가끔은 레몬진저티를 마시기도 한다.
요즘은 주로 셀레셜 시즈닝스에서 나온 티를 마신다. 이 맛이 끔찍한 브랜드의 차를 종류별로 3통이나 사버렸는데, 아침에 미각이 둔할 때 먹어야 그나마 해치울 수 있기 때문이다.
책상에 앉아 차를 마시면서 창문 밖을 바라본다. 신선한 공기(진짜 신선한건지는 잘 모르겠다만)를 들이마시며 차를 마시다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원래도 가끔 아침에 티를 마셨는데, 따듯한 물을 마시면 속이 편안해지고 소화도 잘된다. 다만 그냥 ‘자주 마셔야지’라고 생각할 때는 가끔만 마시게 됐는데, 아예 이렇게 ‘루틴’으로 만드니까 매일 차를 마시게 되어서 좋다. 육체와 정신이 모두 깨어나는 느낌. 매우 추천한다.
다섯 가지 루틴 중에서 제일 귀찮은 게 바로 이 ‘일기 쓰기’다. 다른 루틴들은 정신을 빼놓고 할 수 있는 반면,
이건 정신을 좀 써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보통 차 마시기와 아침 일기 쓰기를 동시에 한다.
아침일기를 써야 하는 이유는 대충 이런 식이다. “저녁 일기는 피곤한 하루의 마무리인 반면, 아침 일기는 활기찬 하루의 시작이다.” 좀 웃긴 건, 이렇게 저녁일기를 깎아내리면서 아침 일기를 쓰라고 해놓고, 저녁일기도 같이 쓰라고 한다. 아무튼 좋다니까 한번 해보기는 해봤다.
책에서 추천하는 방법은 [5분 저널]이라는 방법인데, 아침 저녁으로 각 항목에 대한 답만 적으면 된다.
[아침에 써야 하는 내용]
내가 감사하게 여기는 것들 3가지
오늘을 기분 좋게 만드는 것 3가지
오늘의 다짐 세 가지
[저녁에 써야 하는 내용]
오늘 있었던 굉장한 일 3가지
오늘을 어떻게 더 좋은 날로 만들었는지, 3가지
원래 자아성찰도 잘 하고 감사도 잘 하는 편이라서 그런지 솔직히 별 효과를 못 느꼈다. 나는 연골판이 파열 돼서 비싼 돈 주고 재활 운동을 하면서도 ‘이렇게 다친 덕분에 처음으로 본격적으로 운동을 배우게 됐다’고 감사하는 사람이다. 일부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는 게 아니라 원래 성격이 그렇다.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나 너무 행복해. 지금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야. 내 인생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좋아지기 때문에 난 꼭 장수하고 싶다.”이다. 주술적인 의도로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실제로 내 인생의 모든 부분이 만족스럽다.)
그래서 ‘감사한 것들’이나 ‘기분 좋은 것들’을 쓰는 게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평소에 우울감이 있거나 불행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시도해봐서 나쁠 것은 없을 것 같다.
[개인적인 팁]
나는 아침 일기를 쓰는 것에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오히려 일정이 불규칙한 프리랜서인 나에게는 저녁마다 내일의 스케줄표를 적는 것이 나에게는 더 도움이 되었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요일별 고정 스케줄 표’를 먼저 만든다.
예를 들어 수요일의 고정 스케쥴은 다음과 같다.
10~11시 기타 학원
11~12시 기타 학원 친구와 점심 식사
12~17 계획 없음
16~18시 재활운동
18~22시 계획 없음
22시~24시 저녁 루틴(샤워, 일기 쓰기, 집안 일, 독서 등)
2. 일정을 적은 캘린더를 보고 1번과 조합한다.
이번 주 수요일 일정을 적은 캘린더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에세이 쓰기
14시 20분~ 15시 줌 회의
요일별 스케줄 표와 당일 스케쥴을 조합하면 이런 계획을 세울 수 있다.
10~11시 기타 학원
11~12시 기타 학원 친구와 점심 식사
12~14시 집 앞 카페에서 에세이 쓰기
14시~16시 줌 회의, 이동
16~18 재활 운동, 이동
18~19 친구 초대해서 저녁 식사
19~22시 친구와 카페가서 에세이 쓰기
22시~24시 저녁 루틴(샤워, 일기 쓰기, 집안 일, 독서 등)
이렇게 고정스케쥴표와 일별 스케줄표를 합치면 빈틈없는 하루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내 생각에는, 무엇을 쓰든 결국 자신에게 맞는 무언가를 “쓰는 시간”을 아침과 저녁에 가지는 건 좋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모른다면, 책 속에 나오는 것처럼 “감사하기” 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타이탄의 도구들’은 부자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처럼 소개되고 있지만 사실 ‘자기계발에 미친 사람의 자기계발 팁’을 다룬 책이다.
책에서는 [아침에 해야할 것 5가지]를 소개하는데, 그건 바로 명상, 이불 정리, 차 마시기, 간단한 스트레칭, 아침일기다.
직접 실천해 본 결과, 평소에 감사하며 사는 사람이라면 아침일기는 큰 의미가 없다만, 명상, 이불 정리, 차 마시기, 스트레칭은 적극 추천한다. 특히 명상과 차 마시기가 그렇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2~30분 정도를 소요해(책에서는 5~60분이라고 말하지만 나처럼 간단히 하면 2~30분 안에 끝난다.) 하루를 ‘성취감’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면에서 큰 점수를 주고 싶다.
그럼 오늘부터 7일간, 실천해보시라.
*5점 만점 기준 추천 점수
책 점수: 4점
아침 루틴 점수: 5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