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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지 Nov 23. 2024

영미 여성 싱어송라이터 #1 Aimee Mann

좋아하는 여성 뮤지션들이 있다.

국내에는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이제 음악계에서 경력 45년차이자

쉽지 않은 인생사를 살아오고 있는 에이미 만을 적어본다.


1960년 출생, 그러니까 그녀에게 1980년대는 20대인 시절이다.


여느 뮤지션들처럼 버클리 음대 중퇴 경력이 있다.

아래 80년대 활동하던 때의 모습을 보면 그럴만하다.

당시 1980년대 뉴웨이브 장르에 올라타서

Til Tuesday 밴드에서 90년 탈퇴하기까지 3장의 앨범을 발매한다.


90년대 이후 그녀의 음악 스타일을 듣고보면

80년대는 그녀가 왠지 안어울리는 옷을 입고 있었다는 느낌도 든다.


사진 속으로 보는 1980년대는 뭔가 외딴 세계같다


이 밴드 당시의 곡은 뉴웨이브 장르이니만큼 전위적이고 이질적이지만

그 시절 끝자락의 곡이라 그런지 진부함이 있다.

아무래도 영국 오리지날이 아니라 그런걸까.


그래도 히트곡인 Voices Carry는 뭔가 그녀의 목소리 때문인지,

80년대 그 시절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매력적으로 들린다.

나는 80년대 음악은 펑크나 얼터너티브를 더 즐겨 들었던지라,

이 밴드의 음악은 뒤늦게 찾아 듣게 됐다.


Til Tuesday 시절 히트곡, Voices Carry (1987)


90년대 중반이 된다.

이때는 여성 디바들(머라이어 캐리, 셀린 디옹, 휘트니 휴스턴...)이 팝계를 휩쓸던 때다.

그리고 여성 록커 포지션도 녹록지 않았던게

멜리사 에더리지, 셰릴 크로우 같은 여성 록커들이 커리어 하이를 찍던 때다.


당시 자료들을 찾아보면 에이미 만에게

90년대는 음악적으로 독립하기 위해 몸부림치던 시기다.

밴드를 나와 솔로 활동을 시작했지만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소속 레이블의 음반 판매량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고.


그래서 그녀가 솔로로 활동하던 이 시기 음악들은

80년대와 90년대가 조금씩 뒤섞여 있는데,

나는 그중 That's Just What You Are를 좋아한다.


이 곡을 잘 들어보면 멜로디도 단순하고 러닝타임도 짧다.

이전 곡들에서 못느꼈던 훨씬 상업적인 것이 느껴지지만

에이미 만의 목소리가 그런 분위기에도 적절히 매력적이다.

자신도 이런 음악을 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달까.

뮤직비디오에 90년대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기도 하다.

물론 상업적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Geffen Records와의 마지막 음반, I'm With Stupid 음반의 수록곡 That's Just What You Are(1995)


그리고 95년.

여러 아카데미 수상 후보로 올랐던 영화 Magnolia의 OST를 맡았다.

이제야 오롯이 그녀 개인의 재능을 사람들이 알아보게 됐고

아카데미 시상식 공연을 하기도 한다.


영화를 돌아보면.. 영화 내용보다 Aimee mann의 곡들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에이미 만의 곡들이 특유의 축축한 분위기 잘 담고 있어서인지.

다만 영화 내용도 기괴하고.. 3시간짜리 영화인지라 이제 기억도 잘 안난다.


압박하던 레이블과도 결별하고 뮤지션으로 진짜 독립을 완성한 2000년.

82년, Til Tuesday 밴드를 시작하여 한때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던 과거를 버리고

드디어 본인만의 음악적 색깔을 찾는다.


앨범 Bachelor No. 2 or, the Last Remains of the Dodo.

개인 독립 레이블로 수십만 장 판매를 기록한 것은 물론이고

또한 이 시기에 뮤지션으로서 본인만의 스타일이 자리잡게 된듯하다.


이전 OST 수록곡처럼 뚜렷한 히트곡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읊조리는 그녀의 노랫말과 천천히 쌓아올리며 진행되는 전개들로

앨범 전체에서 버릴 곡이 없달까.


도도새 앨범의 수록곡, Deathly (2000)


오바마 초청으로 진행된 공연, OST 수록곡 Save Me

(그러고보면 반트럼프 진영에서 목소리를 내는 여성 뮤지션들 중 하나..)


이 뮤지션은 10년 주기로 본인 경력에 큰 변화가 3번쯤 왔었다.

왕성한 활동을 하던 1980년대에 나름대로의 성공 경력을 쌓았다가 홀로 뛰쳐나오고

음반사와 대립하면서도 꾸준히 음악 활동을 이었다.

그리고 마침내는 자신을 압박해온 음반사를 박차고 나가고,

다른 음반사를 찾아가지 않고 스스로 레이블을 차리고 음반 제작에 적극 개입하기도 한다.

2000년대 이후로는 정신적으로 힘든 때도 있었다고.


이정도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여전히 45년차 경력을 쌓아오고 있음에 놀랍다.

뿔테 안경과 수트가 잘 어울리는 멋진 누님, Aimee 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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