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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리댄 Dec 23. 2023

괴물, 결국 용기 내 다시 문을 열 수밖에 없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2023.

#괴물

고레에다 히로카즈 2023.

오해는 찰나에 생겨난다. 반나절만에도 빼곡해지는 거미줄처럼. 우리는 제 집에 생기는 거미줄은 서둘러 제거하고 거미를 탓한다. 그러면서도 다른 집 처마에 붙은 거미줄은 더러움의 상징이라도 되는 듯 손가락질한다. 정상이 되기 위해 상대를 비정상으로 몰아세운다. 결국 모두가 코너에 몰린다. 서로가 닿지 않는 곳이다. 그곳에서 우리는 잠시 안전하고 비로소 허름해진다. 용기 내 다시 문을 열 수밖에 없다. 상황이고 사람이고 부딪히는 과정은 아프지만 몸에 붙은 먼지를 털 수 있는 수련이다. 오해하는 오늘과 이해하는 이튿날을 반복하며 연민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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