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업계에서 바라본 2025년, 지속가능성이라는 새로움

by GLEC글렉

어느 날 아침,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던 중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매일 주문하는 작은 물건 하나가 내 손에 도착하기까지, 과연 얼마나 많은 탄소가 배출되었을까? 물류업계에서 일하며 탄소배출량 측정을 전문으로 하는 나에게는 이런 질문이 일상이 되었다.


2025년을 맞으며 물류업계를 둘러싼 풍경이 완전히 달라졌다. 예전에는 '빠르고 저렴하게'가 최고의 가치였다면, 이제는 '지속가능하고 책임감 있게'가 새로운 화두가 되었다. ESG라는 세 글자가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라,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규제가 아닌 기회로 바라보기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이 본격 시행되면서 많은 물류기업들이 당황했다. 갑작스럽게 탄소배출량을 정확히 측정하고 보고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다. 하지만 이런 변화를 가까이서 지켜보며 느낀 것은, 위기는 곧 기회라는 진부한 말이 현실이 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물류산업이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14%를 차지한다는 사실은 무겁게 다가온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우리 업계가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변화의 주도권을 우리가 쥐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최근 고객사들과 미팅을 하다 보면, ESG 성과를 묻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예전처럼 단순히 비용과 속도만으로 물류업체를 선택하지 않는다. 공급망 전반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이다. 투자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재무제표만큼이나 환경 보고서를 꼼꼼히 들여다본다.


기술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가능성

올해 물류업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기술을 통한 혁신이다. 과거에는 추정치에 의존했던 탄소배출량 측정이 이제 실시간 데이터 수집과 인공지능 분석을 통해 정교해지고 있다. 마치 병원에서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듯, 운송 차량 하나하나의 배출량을 세밀하게 추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기 트럭이 도심 곳곳을 누비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뿌듯하다. 아직은 완전하지 않지만, 하이브리드 선박과 지속가능한 항공연료까지 다양한 친환경 기술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변화는 생각보다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디지털 기술의 활용이다. IoT 센서가 부착된 차량들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전송하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적의 운송 경로를 찾아낸다. 인공지능은 교통 상황과 날씨, 화물의 특성까지 고려해 연료 소비량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기술이 환경을 구원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순환경제라는 개념도 물류업계에 뿌리내리고 있다. 포장재를 재활용하고, 물류센터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며,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시스템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버려지는 것 하나 없는 완전한 순환 구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현장에서 목격한 변화들

최근 한 대형 물류업체의 배송센터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전기 배송 차량들이 조용히 출고되는 모습을 보며,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광경이 현실이 되었다는 것을 실감했다. 라스트마일 배송의 친환경화가 이미 시작된 것이다.


물류센터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들도 인상적이었다. 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의 상당 부분을 자체 생산하고 있었다. 관리자는 자랑스럽게 말했다. "전기료 절약은 덤이고, 진짜 뿌듯한 건 환경에 기여하고 있다는 느낌이에요."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공급망의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노력들도 눈에 띈다. 제품이 어디서 생산되어 어떤 경로를 거쳐 소비자에게 도달하는지,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탄소가 배출되는지까지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특히 감동적인 것은 직원들의 변화였다. 안전하고 쾌적한 작업 환경 조성, 복지 제도 개선 등을 통해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는 점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회사에서 일한다는 것 자체가 동기부여가 되고 있었다.


성공을 위한 조건들

물류기업이 ESG 경영을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핵심 요소들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명확한 목표 설정이 중요하다. 단순히 규제를 피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가 아니라, 기업의 장기적인 비전과 연결된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


데이터 관리 시스템 구축도 필수다. 탄소배출량을 정확히 측정하고 분석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전문적인 측정 도구와 방법론의 활용이 중요하다. 정확한 데이터 없이는 효과적인 개선 전략을 수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직 내부의 역량 강화도 빼놓을 수 없다. 직원들의 ESG 이해도를 높이고, 전사적으로 지속가능한 업무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교육과 훈련을 통해 모든 구성원이 ESG 경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파트너십 구축도 중요하다. 공급망 전반에 걸친 ESG 경영을 위해서는 협력업체, 고객사, 관련 기관들과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측정의 기술, 변화의 시작

탄소배출량 측정은 모든 ESG 활동의 출발점이다. 정확한 측정 없이는 효과적인 감축 전략을 수립할 수 없다. 물류업계의 탄소배출량 측정은 운송 방식과 거리, 적재량, 연료 종류 등 수많은 변수들을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측정 방법론과 표준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기적인 검증과 개선을 통해 측정의 정확성을 확보해야 한다.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한 감축 목표 설정과 이행 계획 수립, 그리고 성과 모니터링과 보고 체계를 구축하는 것까지 모든 과정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물류기업들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다. 이해관계자들에게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제공하고,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미래를 향한 발걸음

2025년을 기점으로 물류업계의 ESG 경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규제 강화와 기술 발전, 소비자 인식 변화, 투자자 요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ESG 경영이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기도 한다. 친환경 물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ESG 관련 기술과 솔루션 시장이 성장하며,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을 위한 협력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물류기업들은 이러한 변화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인식해야 한다. 적극적인 ESG 경영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정확한 탄소배출량 측정과 관리를 통해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며, 이를 바탕으로 한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과 시장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


결국 2025년 물류업계의 ESG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체계적인 준비와 실행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할 때이다. 이러한 변화의 여정에서 정확한 탄소배출량 측정과 관리는 모든 ESG 활동의 기반이 되므로, 전문적인 접근과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물류업계에서 일하며 이런 변화들을 직접 목격하고 있는 나로서는, 이 모든 변화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확신이 든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우리의 발걸음은 이미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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