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지치고 피곤한 밤이다.
새벽 일찍 출장이 잡혀 있다.
짐을 싸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잠들어야 한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생각의 끈이 멈추지 않는 밤이라
잠들지 않으려 애써
불편한 자세로 글을 이어간다.
하품이 쏟아진다.
몸은 이미 쉬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지금의 흐름이 끊기는 것이
이 피곤한 밤에
가장 피하고 싶은 일이 되어버렸다.
가끔 이렇게
몸이 지쳐 말할 힘조차 없을 때면
심연에 가라앉아 있던 마음의 잔상들이
마구잡이로 뛰쳐나온다.
힘들 것을 알면서도
이 시간만큼은
그 감정들을 밀어내지 않는다.
많이 기다려준 것들에 대한
작은 배려이고
존중이랄까.
몸은 녹아내리고
눈은 점점 무거워지지만
이상하게
가슴은 잔잔해진다.
언제 다시 가라앉을지 모르니
오늘은 마음껏 날뛰어 보려무나.
어쩌면
누구에게나
이런 밤이 하루쯤은 필요하지 않을까.
잔잔하게
작두를 타게 두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