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캠프의 ‘스타 인사’ 이대로 둬도 괜찮나

보은이 아니라 인사 기준 '붕괴'다.

by 피에트로

청와대가 한국콘텐츠진흥원장 후보로 지난 25년 대선에서 “뼛속도 이재명”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던 ‘야인시대’의 ‘구마적’ 역으로 널리 알려진 배우 이원종 씨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으로 주요 콘텐츠 제작을 총괄 지원하는 자리로 임기는 3년이고 연봉은 상여금을 포함 총 2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선거 국면에서 특정 후보를 공개 지지한 유명 인사가 이후 공공기관장이나 장관으로 기용되는 사례가 생겨난 것이다.


구마적.jpg 드라마 '야인시대'속 '구마적'역을 연기한 배우 이원종 씨 / 출처 : SBS

이건 현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엔 당선 전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던 ‘전원일기’로 유명한 배우 유인촌 씨가 MB정부 초대 문체부 장관에 임명되었었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엔 당선 전 후보 캠프의 재외선거 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코미디계 대부 고 자니윤 씨가 있다. 또한, 현 정부와 같은 진영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 당시엔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출신인 이창동 영화감독이 초대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후보 시절의 문재인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던 ‘아시아의 인어’ 수영선수 출신 최윤희 씨가 문체부 2 차관에 임명되었었다.

이처럼 정권 성향과 무관하게 유사한 인사 방식은 반복돼 왔다.

문제는 특정 직업군 출신이라는 점이 아니라, 선거기여와 공직 기용 사이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설정되지 않다는 것이다.
문화·체육 분야는 대중적 인지도나 상징성만으로 성과를 담보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한류 확산이라는 외형적 성과와 달리, 한국의 문화 정책이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는지에 대해서는 성과를 입증해내지 못했다.
실제로 한국 영화 산업은 해외 영화에 밀리며 국내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스크린쿼터제라는 강한 제도적 장치를 동원했어도 자생력 확보엔 실패하며 그 여파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는 문화 산업이 인물 중심의 파격적 기용이나 단기적 지원만으로 자생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 명백히 드러난다. 그럼에도 문화·체육 분야의 공공기관 인사는 정권 교체 때마다 전문성보다 상징성과 정치적 메시지에 무게가 실려 왔다는 비판을 피해 가기 어렵다. 성과로 평가받아야 할 영역에서조차 인사가 정치적 맥락으로 설명된다 공직 인사의 기준은 붕괴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문화·체육 분야 특성상 현장 경험과 대중적 이해를 갖춘 인사가 조직 운영에 기여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한다. 또한 “선거 때 공개 지지했던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직 기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접근 역시 대안이 아니라고 한다. 허나, 그 경우에도 선거 과정에서의 정치적 기여와 무관하게 전문성과 정책 수행 능력이 검증됐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통한 합리적 납득이 뒤따라야 한다.

매 정권마다 반복되는 ‘스타 인사’ 논란을 끝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특정 연예인을 향한 공방이 아니다. 공공기관장이나 고위 공직 인사에 대해 어떤 검증 기준을 거쳐 등용하는지에 대해 뒷받침해 줄 명확한 제도적 장치가 없어선 안 된다. 정치적 기여가 아닌 정책 성과로 평가받는 인사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는 한, 논란은 되풀이된다.
국민들의 일상 속 극심한 정치적 이념 대립은 다방면에서 극심해지는 현 상황이다. 정치권이 이러한 디테일함을 흐린 눈으로 일관한다면, 결국 국민들 간의 이념은 격화되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흐른다. 정치인에게는 분열을 막고 화합을 이끌어내야만 하는 의무와 사명이 있다. 부디, 이를 실현해 내야 국민들의 신뢰가 회복되는 '진짜 대한민국'을 맞이할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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