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멋대로 심리학

ep. 26

by 글쓰는 몽상가 LEE


* 혹시 모를 불편함을 드리지 않기 위해 먼저 말씀드립니다.


『내멋대로 심리학』은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경험한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심리적인 시선과 저의 주관적인 생각을 담은 글입니다. 특정 인물이나 성향을 비방하거나 폄하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으며, 오히려 ‘왜 그런 말이나 행동을 했을까?’라는 물음을 통해 그 속에 담긴 심리를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타인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동시에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는 고찰의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당장 때려치운다고 하지만 제일 오래 다니는 그들( feat. 퇴사무새들의 심리)

출처: unsplash


입버릇처럼 동료들 앞에서 '나 퇴사할 거야'를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회의가 끝난 뒤에도 야근을 하다가도 심지어 점심시간 잡담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말이다. 그런데 정작 그렇게 자주 퇴사를 말하는 사람일수록 의외로 가장 오래 회사를 다니는 경우가 많다.


왜 어떤 사람들은 떠나겠다는 말을 반복하면서도 결국은 그 자리에 머무르게 될까. 왜 또 굳이 입 밖으로 말을 꺼내는 걸까?






# 감정의 배출구로서의 '퇴사 선언'

'퇴사할 거야'라는 말은 실제 행동 계획이라기보다 감정의 표현에 가까운 경우가 많다. 업무 스트레스와 관계에서 오는 피로감, 반복되는 일상에 대한 무력감이 쌓일 때 사람은 이를 외부로 배출할 필요를 느낀다. 이때 퇴사는 가장 강력하고도 상징적인 선택지다. 현실적으로 당장 실행하지 않더라도 그 말을 꺼내는 것만으로도 현재의 불만을 해소하는 효과를 준다. 이들에게 퇴사 선언은 '결심'이 아니라 단순한 '해소'에 가깝다.



# 선택을 미루는 심리

인간은 중요한 선택 앞에서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한다. 특히 퇴사처럼 삶의 안정성과 직결된 문제일수록 더 그렇다. 현재의 불만과 미래의 불확실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심리가 작동한다. 그래서 마음속에서는 이미 수십 번 회사를 그만두었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일은 계속 미뤄진다. '퇴사하고 싶다'는 말은 어쩌면

'지금은 힘들지만 아직은 떠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복합적인 신호일지도 모른다.



# 익숙함이 주는 안정감

사람은 불편함보다 익숙함을 더 쉽게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현재의 직장은 불만이 있더라도 구조와 역할 인간관계가 이미 형성되어 있는 공간이다. 반면 새로운 선택지는 가능성과 동시에 불확실성을 동반한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크게 작용한다. 그래서 퇴사를 말하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현재의 환경에 깊이 적응해 있는 경우도 많다. 떠나고 싶다는 마음과 이미 익숙해진 자리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마음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다.



# 관계 속에서의 공감대 형성

퇴사 선언은 개인의 감정 표현을 넘어 관계 속에서의 신호로 기능하기도 한다. 이는 사회적 지지를 탐색하는 행동으로 볼 수 있다.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동료들과 경험을 공유하고 '나만 힘든 것이 아니다'라는 인식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얻는다. 이러한 공감은 집단 내 유대감을 강화하고 정서적 부담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반복되는 '퇴사'라는 표현은 일종의 집단적 언어처럼 작동하며 조직 내 스트레스를 완충하는 비공식적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되기도 한다. 그 말은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관계를 유지하고 감정을 나누기 위한 하나의 도구가 되는 것이다.






연락이 적은 사람을 보며 '무관심하다'라고 단정하듯 퇴사를 자주 말하는 사람을 보며 '금방 그만둘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말의 이면에는 감정을 해소하려는 방식, 선택을 미루는 심리 그리고 익숙함에 대한 애착이 함께 존재할 수 있다.


그렇지만 중요한 건 뭐든지 적당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습관처럼 내뱉는 부정적 뉘앙스의 말은 같이 일하는 동료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쉽고 자신 스스로도 가벼운 사람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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