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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재 Oct 11. 2022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진짜 파이어족 이야기

사업하면 돈 많이 벌 수 있을까?

삼성전자에서 근무한지 4년 정도 되었을 즈음 C-LAB이라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시스템이 생겼습니다. 그 당시 스타트업이 한창 뜨고 있었고 삼성도 흐름에 따라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C-LAB은 당시 파격적인 운영을 했는데, 첫 번째는 완전 자율 출퇴근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출근을 해도 되고 안해도 괜찮았습니다. 

또한 1년동안 회사 내부에서 사업을 운영하다가 본인이 원하면  삼성벤처투자에서 투자를 하여 실제 회사를 설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회사를 설립하게 되면 삼성을 퇴사하게 되기 때문에 2년치 연봉을 한번에 지급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설립한 회사가 폐업을 하게 되면 삼성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파격적인 제안이었습니다.

안 그래도 회사 다니는게 너무 지겹고 오래 다니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찰나에 C-LAB은 저에게 매우 매력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회사를 설립할 때 2년치 연봉을 준다는 것이 저에게는 매우 솔깃한 제안이었습니다. 


‘만약 2년치 연봉을 받고 퇴사한 다음에 삼성과 비슷한 급의 회사로 이직 한다면 2년치 연봉을 공짜로 얻는 것이 아닌가?’


솔직히 전 사업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예전 작은 회사에서 일할 때 간접적으로 사업이 얼마나 힘들고 어렵고 고통스러운지 경험했기 때문에 사업에 대한 환상은 전혀 없었고 사업으로 성공하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습니다. 저의 관심사는 오직 퇴사시 지급하는 2년치 연봉이었습니다.

이런저런 계산을 다 끝내고 C-LAB에 지원했습니다. 운이 좋게도 저를 받아준다는 팀이 있어서 그 팀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1년의 시간을 C-LAB활동을 하게 되었고 회사를 설립 할지에 대한 결정을 해야할 때가 됐습니다. 전 이미 삼성에 미련이 없었고 2년치 연봉을 받고 싶었습니다. 더 생각할 것도 없이 삼성을 퇴사하고 회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저희 팀은 4명으로 구성되었고, 대표 1명과 개발자 2명, 디자이너 1명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삼성벤처투자에서 약 6억원 정도의 투자금을 받았고 팀원들이 각자 3천만원씩 회사의 지분을 매입하였습니다.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월급쟁이들이 무작정 회사를 설립하여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팀원들 모두 월급쟁이로만 살아와서 회사를 운영하는 것은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법인 설립부터 세금 계산, 회사 운영, 직원채용 등 하나하나 공부하며 시작하였습니다. 

회사를 운영해보니 직장인으로 회사만 다닐 때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사무실 임대 비용부터 직원들 월급, 작은 간식비 까지… 회사를 운영하려면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팀원들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습니다. 사업은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아껴서 운영했다고 생각했지만 한 달에 약 2500만원씩 운영비가 투입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의 첫 번째 사업아이템은 1년만에 서비스를 종료했고 약 3억의 돈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만약 사업을 내 돈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이런 생각을 하니 다시는 사업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습니다.

원래부터 사업에 큰 기대도 없었고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도 없었기 때문에 저는 1년만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제가 가지고 있던 지분도 다른 팀원들에게 매도하고 사업을 접었습니다.

비록 사업은 망했지만 퇴사]할 때 받은 2년치의 연봉과 퇴직금을 합하니 약 1억정도 되었고  삼성을 다니며 모은 돈 1억 5천 정도를 더하니 2억 5천 정도 모여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이 돈을 어떻게 쓸지 몰라 일부는 이사할 집의 전세금으로 사용하고 7천만원은 부모님께 빌려드렸습니다. 

저축한 돈의 규모가 점점 커지니 좀 더 큰 투자처를 찾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 인생을 크게 바꿔준 부동산 투자에 눈을 뜨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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