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작은 변방에서
저희 회사는 코딩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을 돕는 '소프트웨어 미래채움'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경기도에 학생 활동 센터를 열고 개소식을 하려고 했으나,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가상세계 로블록스에서 개소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500만원 규모의 프로젝트가 저희에게 별도로 위탁되었습니다. 회사 내에 적임자가 없어 외부 인력을 물색하던 중, 한 직원이 유튜브에서 로블록스 건축 실력자의 영상을 발견했습니다. 연락해보니 그는 중학교 1학년생이었습니다. 첫 번째 충격이었죠. 최소한 대학생 이상일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두 번째 충격은 더욱 컸습니다. 그 학생이 이미 팀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그 팀원들은 단 한 번도 오프라인에서 만난 적이 없는 사이였습니다. Discord라는 온라인 소통 도구를 통해 구성된 팀이었습니다. 중학생은 서울에, 디자이너을 하는 19세 대입 준비생은 용인에, 그리고 고등학생 개발자는 부산에 거주하고 있었죠.
저희는 중학생의 부모님과 계약을 맺었습니다. 아이들은 센터를 직접 방문해 현장 사진을 찍어갔고, 놀랍게도 500만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매우 훌륭하게 완수해냈습니다. 대학 졸업생 중에서도 이 정도 수준의 프로젝트를 완벽히 해낼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될까요?
이 일을 계기로 교육의 변방에 있는 학생들에게도 엄청난 잠재력이 있음을 실감했습니다. 나이나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재능과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큰 성취를 이뤄낼 수 있습니다. 온라인 세상은 이를 가능케 하는 또 하나의 기회의 창이었습니다.
이 아이들처럼 숨어있는 인재들이 더 많이 세상과 연결되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면, 분명 우리 사회에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게 될 것입니다. 교육과 일자리의 혁신적 변화를 이끌 원동력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