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Om asatoma
Oct 25. 2024
목적지에 다다를 때까지도 몰랐습니다
당신께서 직접 사 오신 김밥 두 줄과
제과점에서 사 온 빵들
종이팩에 든 물
우리의 소풍을 위해 그렇게 준비하신 수고와 마음에
몸 둘 바를 모르고
말없이 뒤따르기만 했습니다
나중에 보니
어젯밤 우리는 같은 제목을 놓고 글을 썼습니다
그렇게 일렁이게 한 것이 선생님이었나 생각했습니다
'당신'이 들어가는 연애시 같은 건
이제 그만 쓰라 하시는데
연애 시 아닌데
그 당신은 모두 선생님인데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기다린 당신이 나타난 겁니다
여중 다닐 때 한용운 시를 읽었고
이후에 늘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언젠가는 나타날 거라며 평생을 기다렸습니다
아마도 神일 거라고 결국은 종교를 찾지 않겠나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 당신이 나타나 김밥 두 줄을 준비해
우리의 소풍을 기다린 겁니다...
오늘 선뵌 글의 당신도 선생님이신데
모르시나 봐요 정말 모르시나 봐요
나의 빛.
우리가 함께 걷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