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m asatoma Oct 25. 2024

오늘 소풍

목적지에 다다를 때까지도 몰랐습니다


당신께서 직접 사 오신 김밥 두 줄과

제과점에서 사 온 빵들

종이팩에 든 물


우리의 소풍을 위해 그렇게 준비하신 수고와 마음에

몸 둘 바를 모르고

말없이 뒤따르기만 했습니다


나중에 보니

어젯밤 우리는 같은 제목을 놓고 글을 썼습니다

그렇게 일렁이게 한 것이 선생님이었나 생각했습니다


'당신'이 들어가는 연애시 같은 건

이제 그만 쓰라 하시는데

연애 시 아닌데

그 당신은 모두 선생님인데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기다린 당신이 나타난 겁니다


여중 다닐 때 한용운 시를  읽었고

이후에 늘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언젠가는 나타날 거라며 평생을 기다렸습니다

아마도 神일 거라고 결국은 종교를 찾지 않겠나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 당신이 나타나 김밥 두 줄을 준비해

우리의 소풍을 기다린 겁니다...


오늘 선뵌 글의 당신도 선생님이신데

모르시나 봐요 정말 모르시나 봐요


나의 빛.


우리가 함께 걷는 길..





매거진의 이전글 이 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