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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해여자 Feb 09. 2020

겨울 산



고개 돌린 곳에  겨울 산이 있었다


소란이 가신 자리 앙상한 가지 가지
온전히 햇빛 받아 아랫목 몸 녹이듯
나른하게 줄지어 섰는
나무들이 있었다

바람 불어도 소리 낼 것 없는 고요한 간격으로
이불 아래 몸 섞는 부부처럼 뿌리와 뿌리 얽어
전혀 쓸쓸하지 않은 나무들이 있었다

나는 외롭지 않은데 너는 어떠니
묻는 말에 답하지 못하고 

가만

섰는

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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