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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 늘보 Feb 22. 2019

봄인가 봐요

어여 오셔요

나와 그가 마주하는 오전의 어느 시간.

오늘은 그에게서 이제껏 보지 못한 반가운 단어가 도착했다.



이 얼마나 설레는 단어인가.

물론 바탕화면도 핑크여서 더더욱 마음이 동하였는지도 모른다.


늘 찬바람에 어깨를 움츠린 채로 점심을 먹으러 가는 시간이 나에겐 유일한 광합성 시간이라 할 수 있다. 

이 5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며칠 전부터 느껴지기 시작했다.

겨울 다음에 온다는 그 따뜻한 봄을.

옷깃에, 손끝에, 그리고 얼굴에 닿는 바람의 온도가 달라졌다 싶었는데 이렇게 눈으로 직접 확인을 하니 봄이 오는가 싶다.

확실히 어제보다 따뜻한 오늘
일주일이 넘도록 비 소식이 없다니 우울하다

따뜻해지는 만큼 미세먼지가 극성이지만 사람들의 반듯한 등에서, 얇아진 코트에서 봄을 보았다.


어여 봄이 와서 겨울 내내 찌뿌둥하기만 했던 몸을 풀 수 있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사실 집에서 함께 살고 있는 이들 때문에 어여 왔으면 한다.


겨울 내내 보일러 온도로 나와 씨름하던 그도

추운 온도에 버티지 못하고 말라버린 미호(프렌치 라벤더), 

지 몸 지켜내겠다고 잎사귀 뚝뚝 떨구는 산이(구아바). 

이들의 혹독한 겨울나기를 지켜본 나로서는 하루빨리 봄이 다가와서 다시 예전과 같은 싱싱한 모습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인 것이다  

첫 겨울을 혹독하게 보내고 있는 반려식물들.



봄이 오고

따뜻한 햇살에

살랑살랑 바람까지 불면


나도

그도

그리고 우리

새싹처럼 피어나리라.


봄아.

어여 오소.


#겨울아안녕 #수고많았어 #기다리는봄 #웰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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