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모리슨, 리나와 커리디언스
“그래?" 그녀의 목소리에는 냉소가 짙게 배어 있었다.
"누가 누구한테 어울리는 짝인지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그리고 커린디언스가 일어서든 자빠져 넘어지든 대체 언제부터 네가 그렇게 신경을 썼어? 너는 평생 우리를 비웃으며 살았잖아. 커린디언스, 엄마.나. 우리 셋을 이용하고, 명령을 내리고, 네 멋대로 판단하면서. 네 음식을 어떻게 요리하는지, 네 집 살림을 어떻게 꾸리는지 일일이 따지면서, 그런데 이제 와서, 느닷없이, 커린디언스가 잘사나 못사나 너무 걱정이 돼서 네 맘에 안 드는 남자와 헤어지게 만들겠다는 거지.
네가 뭔데 사람이든 물건이든 좋다 나쁘다 결정하는 거야? 나는 네 허파가 생겨나기 십삼 년 전부터 이 세상 공기를 들이마셨어. 커린디언스는 십이 년을 더 살았고, 너는 우리 둘에 대해 하나도 몰라 - 네가 아는 거라곤 우리가 장미꽃을 만들었다는 게 다지 - 그런데 이제, 어려서 침도 제대로 뱉지 못하던 네 턱에서 줄줄 흐르는 침을 닦아준 여자한테 뭐가 좋은지를 네가 안다 이거지. 우리의 소녀 시절은 길바닥에서 주운 동전처럼 너를 위해 허비되었어. 네가 자면, 우리는 소리도 내지 않았지. 네가 배고파하면, 우리는 요리를 했어. 네가 장난치고 싶어하면, 우리는 너를 즐겁게 해줬어. 그리고 네가 여자와 투톤컬러 포드의 차이를 알 만큼 나이가 들고 나서는, 이 집의 모든 게 너를 위해 멈춰 섰어.
넌 아직도 속옷을 빨거나 침대를 정리하지 않고, 욕조에 낀 때를 닦거나 네가 어지른 것들을 정돈하지 않지. 그리고 오늘까지 단 한 번도 우리한테 피곤하냐고, 슬프냐고, 아니면 커피 한잔 하겠느냐고 물어본 적이 없고, 네 발보다 무거운 짐을 들어본 적도 한 번 없고, 4학년 산수보다 어려운 문제를 풀어본 적도 없지. 그런데 너한테 우리 인생을 결정할 권리가 대체 어디서 났단 말이야?"
"리나 누나, 진정해. 그런 얘기 듣고 싶지 않아."
"어디서 났는지 내가 말해줄까. 네 가랑이 사이에 달려 있는 그 돼지 창자 같은 거시기에서 나온 거야. 그래, 우리 어린 남동생, 누나가 뭐하나 얘기해줄게. 그 정도로는 어림도 없어. 그걸 네가 어디서 찾기나할지, 누가 너한테 주기나 할지 모르겠다만, 아무튼 거시기 따위로는 어림도 없단 소리야. 아빠는 커린디언스가 집밖에 나가지도 못하게 하고, 직장도 그만두게 하고, 셋집에서 그 남자를 쫓아내고 그의 월급도 압류했어, 전부 다 너 때문이야. 너는 아빠랑 똑같아. 아주 똑같아. 나는 아빠 때문에 대학에 가지 않았어. 아빠가 엄마를 어떻게 할까봐 두려워서. 넌 기껏 아빠를 한 대 때리고는 우리가 너를 엄마의 보호자로 생각하는 줄 알지. 네가 엄마 편을 들었다고. 그거 다 거짓말이야. 너는 권력을 이양받으려 했던 거야. 엄마랑 우리 모두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권리가 너한테 있다고 우리한테 보여주려 했던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