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대신 필라테스

by 아이디얼리스트

오랫동안 해왔던 복싱을 쉬어가기로 했다.

주기적으로 목이 불편한 상황에서 복싱은 아무래도 좋지 않을 듯했다.


여러 대안을 찾다가 필라테스가 눈에 들어왔다.

재활이나 체형 교정에 좋다고들 했다.


막상 시작하려고 보니 생각보다 비싸다는 점이 걸렸다.

특히 개인 레슨은 운동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수 없을 정도의 가격이었다.

그룹도 비싼 감은 있었지만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이었고,

병원 가는 셈 치고 운동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몇 군데 연락을 돌려보니, 남자는 그룹 레슨을 받지 않는다고 했다.

어떤 이유인지는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혼성은 다른 회원들이 불편할 수 있으니, 어차피 있어 봐야 소수인 남자 회원은 배제하고 가는...

어찌 보면 합리적인 방침이겠지.

정작 필라테스의 창시자는 남자라던데. 그렇지만 별 수 있나.


결국 검색 끝에 남자도 그룹 레슨이 가능하다는 곳을 찾았고,

무지 건강해 보이는 원장과의 상담 후 바로 등록을 했다.


그룹 수업으로 들어가기보다는 전에 1대1 개인 레슨을 받았다.

약간의 상술이 없다고는 못하겠으나,

기본적인 호흡법과 자세, 몸 쓰는 법, 그리고 큐잉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갈비뼈를 조이라거나, 꼬리뼈를 말라는 식의 말은 나같이 둔한 사람에겐 스트레스가 되기도 했다.

처음에는 귀를 움직이라는 정도로 들렸으니. 자꾸 해보니 조금씩 되는 게 신기하긴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곳에서도 남자 회원은 나뿐이었다.

그래서 수업 전후의 뻘쭘함은 아직 익숙지 않다.

(물론 수업 중엔 타인을 신경 쓸 여력 따윈 없다)


그룹 수업을 하니 본격적으로 필라테스를 한다는 느낌이다.

별 거 아닌 것 같은 자세나 동작도 버티기 어려웠고,

우왕좌왕하며 큐잉을 따라가기 바쁘다.


50분간의 수업은 금세 지나간다.

수업을 마치면 뻐근한 몸이 풀어진 것만 같다.

평소의 자세와 호흡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아직 필라테스가 재미있는지는 모르겠다.

뭔가를 판단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기는 하다.

복싱을 다시 하고 싶기도 하지만, 목이 악화될까 무섭다.

당분간은 필라테스와 러닝으로 3달은 채울 생각이다.

뭐든 새로운 걸 해보는 건 일상에 신선한 자극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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