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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의 상태는

by Goemgoem

한동안 연재일에 맞게 나의 글은

제 때 올라온 적이 없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증상이 한동안 심각해져

제대로 일상생활을 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분명 최근까지만 하더라도 나를 보는 사람들은

'얼굴이 너무 보기 좋아졌다'며

나를 판단하며 이야기를 해 왔지만

그것은 철저히 내가 만들어낸 모습이었다.


사람들에게 나 많이 괜찮아졌어요를 보이기 위한

내가 끌어올진 억지텐션이었던 것이다.

나 역시도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기에

'아! 나 많이 좋아졌구나!'

사람들이 그렇게 이야기해 주니

나 정말 좋아지고 있는구나

속고 있었다.


그러던 중 여전히 남편을 따라 출장을 다니는데

24시간을 내리 자는 나를 보았다.

그렇게 일주일 중 4일을 매일 잤다.

그리고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무슨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주변 사람들과 함께 즐기며 잘 지냈다.

하지만 하염없이 잠을 잤으며

기분이 우울한 상태로 일주일을 보냈다.


내가 우울증을 겪으면 주변 사람들은

나의 연락 빈도를 통해 바로 알게 된다.

답장조차 할 힘이 없기 때문에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병원을 2주 만에 다녀오게 되었다.

남편과 일주일 넘는 출장을 따라다니며

주기적으로 병원을 다녀오기는 했지만

2주 만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선생님에게 그간의 일을 말씀드리니

생각보다 심각하게 말 문을 여셨다.

환자분 생각보다 증상이 심각해지셨네요.

내가 내 감정을 체크하지 못한 채로

이렇게 지속적으로 가게 될 경우

양극성 장애가 될 수 있다 했다.


나의 경우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해

억지로 나도 몰래 끌어올린 억지텐션은

나의 기준보다 훨씬 높은 선이었으며

그렇다 보니 우울의 갭 역시 낮아져

양극성장애로 들어섰을 때

치료가 더 어려워진다 했다.


쉽게 설명해 조울증 같은 것이었다.

다행히도 너무 심각한 상태는 아니었으며

내 감정을 아직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 뿐

충분히 빠르게 개선 가능한 상태였다.


꼼꼼히 나를 체킹 한 선생님은

빠르게 약을 변경하셨으며

그 약을 이번 주부터 먹기 시작을 했다.

그에 따라 몸의 변화는 추 후 올릴 예정이지만

난 내가 이렇게 심각한 상태라는 걸 몰랐다.


그냥 단순 우울이 심해져서

사람들과 놀 때는 너무 즐거워서

이 글을 쓰는 게 귀찮아진 것이다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나는 더 아파진 것이었다.

고로 조금 더 치료에 집중을 하며

내 증상을 기록하는데 조금 더 힘내보기로 했다.


아프지 않고 싶다 해 안 아픈 게 아니더라

내가 조금이라도 이상할 때

빠르게 대처하는 게 너무 중요하더라

나는 또 이번 기회를 통해 알았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나의 이상함을 느낄 때

그때 바로 병원에 상담을 잡아야 한다는 걸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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