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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i Apr 11. 2024

서로 다른 두 권의 책이 안겨준 소중함.

좋은 책 감사합니다.

도서관에서 연락이 왔다. 새로 신청한 책이 도착했다는 알람이다. 내가 신청한 책은 두권. 한 권은 <'법정 시로 태어나다.'>와 다른 한 권은 이곳 브런치에서 열성적으로다 마케팅을 하신 류귀복 작가님의  <'나는 행복을 촬영하는 방사선사입니다.'>이다. 


두 권 모두 서둘러 읽고 싶은 마음이지만, 난 법정 시로 태어나다를 먼저 집었다. 법정 스님 책을 사랑하는 팬으로 사실 먼저 빨리 읽고 싶었다. 앗! 그런데 빨리 읽을 수 없다. 호락호락한 책이 아니다. 아무 첫 소절 한 줄 읽고서 멍하니 멈추어야 비로소 의미하는 바를 알아차릴 수 있는 책이다. 글 한 귀애 한참을 머물렀다. 쿵닥 쿵닥 뛰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나서야 다음 글귀로 옮겨 갈 수 있다. 눈물도 찔끔. 아 이 주책스런 감성~. 그래도 가슴이 진정되지 않는다. 법정 스님의 여러 책을 소장할 만큼 그분의 책과 문체 글귀를 좋아한다. 사실 그분처럼 살고 싶은 마음도 마음 한켠에 있다. (오직 마음만 ^^).


책에 한 구절을 옮겨 적어 보자면


"헛되이 살고 싶지 않다면 최대한 자신을 단순화시켜라.
단순한 마음으로도 자신을 참되게 할 수 있다면
삶의 모순으로부터 벗어나
궁극적인 삶의 본질에 이르게 될 것이다."


"자신의 내면을 들을 수 있는 귀가 열리고
그것을 안으로 새겨 실행에 옮길 수 있다면
가슴은 충만함으로 넘쳐나게 된다."

대충 이런 스님의 말씀과 감정과 내면마음을 들여다 보고 치유도 할 수 있는 말귀와 글귀가 많은 책이었다. 충분히 몇 장 정도 겨우 읽고 나서 '류귀복 작가님' 책을 손에 들었다.



오잉~ 브런치에서 이미 익숙해진 작가님의 문체가 이곳에서도 고스란히 보였다. 기분이 묘했다. 누군지도 모르지만 브런치 플랫폼에서 어느 날 '천재작가'라는 필명으로 이 책이 나오기까지의 글을 에세이로 쭉 글을 적고 계신 그분의 책이었다.


법정 스님 책과 류작가님책을 왔다 갔다 하면서 읽었다. 두 권의 책은 예상 밖으로 환상의 듀엣으로 조합이 쿵작 쿵작 잘 맞았다. 나의 기준으로 말이다~~


한쪽에서는 법정 스님이 인생사와 마음, 감정, 삶에 대해 논하며 '인생이란 게 그런 거다'라고 말하고 있다면 류기복 작가님 책에서는 그야말로 팍팍한 현실적인 삶을 동화처럼 풀어서 울다 웃을 수 있는 이야기로 마무리 짓고 있었다.


우연찮게 치과에 현재 다니고 있는데 갈 때마다 작가님 책이 생각난다. 특히 빙 돌아가는 엑스레이를 찍을 때 말이다~ ㅋㅋ


책을 다 읽고 덮으면서 이 책 표지가 왜 핑크인지, 세 사람의 의미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하지만 10년 차 넘은 부부가 어찌 저리 다정 할 수 있는지는 계속해서 의문이다. 여직원들 사이에서 홍일점으로 꽃을 만들고, 아내에게 선물하고, 변함없이 사랑을 표현하는 작가님 아내가 살짝 부러웠다. 현실 속 나의 곰 같은 남편은 그저 내 옆에 곰처럼 항시 머물고 있는 사람이기에 작가님처럼 이리 여성 적이고 감수성이 풍부한 남편과 산다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기도 했다.


송파 쪽 아파트 사이에서 일일장을 하고 계시는 부모님도 궁금했다. 시간 나면 저 핑크 책을 들고 아파트 단지 내 장을 돌아볼까 라는 생각도 했다. 부모님의 많은 사랑으로 현재 작가님이 계신 게 아닌가란 생각이 책을 읽으면서 문뜩문뜩 들었다.


많은 상황을 고려한 후 새 생명 따님을 만난 작가님을 생각하면서 맘이 짠 하기도 했지만 임테기를 다시 사 오라는 부분에서 빵 터지고 주부 9단 내용에서는 배꼽을 잡고 울다 웃다를 반복했다.


그러다 보니 한 권을 다 읽어 버렸다.


'아름답다'고만은 할 수 없고

'행복하다'고만도 할 수 없고

'슬프다'고는 더욱 할 수 없는

삶과 인생 그리고 인내, 희망이 한데 섞여 있는 <나는 행복을 촬영하는 방사선사입니다>라는 책을

나는 이렇게 읽었다.


직장에서 작가님도 느껴졌다. 병원에서 근무할 수 있는 작가님이 참으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의 아픔은 가늠할 수 없다. 이른 새벽 응급실로 출근해서 링거를 맞고 다시 일터로 돌아가는 그의 고통을 감히 누가 알 수 있을까?


다시 법정 스님책으로 돌아와서 책을 이어 읽는다.

이 두 권의 책은 다른 표현으로 다른 문체로 쓰인 책이지만 나의 관점에서는 둘 다 '삶, 인생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삶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



그리고 난 다시 나를 보았다. 시선을 내 안으로 향하는 시점.

온실에서 자란 듯한 나.

누군가 그랬다.

어릴 때부터

'**넌 온실에서 자란 꽃' 같다고.


성인이 다 되어서야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았다. 세상 풍파와 모진 그 어떤 생활 고를 겪어야지만 꼭 성숙된 인간이 된다는 것도 아니란 걸 안다. 사람은 각자 자기의 자리에서 자기만의 방법으로 나름 치열하게 또는 열심히 때론 느긋하게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


너무 맑은 물속에서는 물고기조차 살 수 없으니 항상 때에 따라 적당한 것이 제일 좋은 것 같다.



by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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