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의미있게 시간을 보내지 않으려 한다
1.
제일 처음 한 일은 건강검진이었다.
스스로도 한계라고 느낄 만큼 몸과 마음은 엉망이었다.
검진 결과도 예상한대로 나왔다.
보드게임 젠가 같았다.
이가 다 빠지고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젠가였다.
스트레스를 가득 담은 피가 온몸 구석구석을 돌고 있었으니
멀쩡한 곳도 아팠을 것이다.
지금 멈춘게 다행이었다.
2.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수년간 다닌 회사였기 때문에 상실감도 컸지만
그 상실감이 무색하게 새로운 생활에 곧잘 적응했다.
3.
갑작스레 생긴 자유시간에
그 동안 미뤘던 일을 하나씩 하고 있다.
운전을 배우고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요리도 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 동안 사놓고 안 읽은 책을 읽고 있다.
심심할 겨를 없이 바삐 지내고 있다.
눈 뜨면 저녁시간이고, 정신 차리면 주말이다. 휴
4.
굳이 의미있게 시간을 보내지 않으려 한다.
그냥 물 흐르듯 마음 가는대로 시간을 보낼거다.
그 동안 미뤘던 일을 하나씩하면서
마무리는 효리언니 사진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