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힙스터(=창업회사를 다니는 허세쟁이^^)로 살아가기로 결심하고
찬란한 20대 청춘을 탈탈 쏟아 부은지 어언 4년차
뒤돌아 보니 남은건 불안한 노후,
아무리 쉬어도 가시지 않는 만성 피로(일명 쩔음),
하루하루 나이 드는 부모님께 효도하지 못한다는 죄책감,
그 어떤 긍정적인 태도도 물리칠(?) 수 있는 비관적인 삶의 태도까지
나는 제법 완벽한 힙스터가 되었다.
다른 회사로 말할 것 같으면
선의의 경쟁자인 동기와 희노애락을 느끼고
쪼렙 애송이를 이끄는 존경스런 선배님들과
촉촉한 피부, 물먹은 싱그러움 게다가 들끓는 열정까지 겸비한 후배님들과
하하호호 일했을 직장 생활 4년차 쯤된 김대리가 되었을 것이다.
훌륭한 환경에서 일을 하다 보니
손대는 것 마다 빵빵 터트리는 마이더스 김대리쯤 됐을 지도 모른다.
(논란이 많은 문장이지만, 부디 이해해주시길.. 꾸벅)
나는 항상 생존을 위해 달리는 조직의 막내였다.
회사 신입 직원을 채용하기 전에 회사 문을 닫은 일이 여럿이라 (흑 ㅜ)
나는 부사수와 일을 한 시기가 거의 없다.
또 그러고 보니 사수와 일한 기억도 별로 없다.
한 사람의 역할을 톡톡히 하길 바라는 창업회사였기 때문에
그렇게 사수 없이, 쥐뿔도 모르면서 삽질을 하며 일을 배웠다.
다른 회사의 대리 정도의 연차를 지녔으나
대외 커뮤니케이션 등 외부와 업무를 많이 한다는 이유로 나는 팀장님이 되었다.
(같은 이유로 창업회사에는 '팀장님'이 참 많다.)
팀원없는 팀장이었고,
또 스스로 직함의 무게를 견딜 수 없어 내가 팀장이라는 사실을 비밀로 숨겼다.ㅋ
그러다 팀원이 덜컥 생겨버렸다.
1명의 부사수가 생긴것이 아니라 팀원 3명이 생겼다.
그 3명은 회사 경력이 1년이 안되는
사회인이라기 보다 학생에 가까운 친구들이었다.
내 코가 석자인데 내 앞가림하기도 바쁜데, 내가 이끌어야 하는 사람 3명이 생겼다.
팀장인적 한번 없었고,
팀장과 함께 일하는 팀원인적도 없었는데
심지어 팀장을 한 회사에서 만난적도 없는데
'팀장의 역할'을 해내는 그 때가 된것이다.
팀원의 역량을 최대로 끌어내야 한다는 부담감에
가끔 잠을 설치기도 하는 꼬꼬마 팀장님이 되었다.
좋은 팀장이 되는 법 따위의 글을 읽으며 존경스런(?) 팀장이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어떻게 동기부여를 하고, 어떻게 팀원의 역량을 최대로 이끌어 낼지에 대한 고민까지 머리가 아프지만 그래도 매일 새롭게 하나 더 배운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출근을 하고 있다.
와중 시행착오를 거치며 팀원들을 이끄는 방법을 하나 배웠는데,
'나 부터 가장 모범을 보이자'가 바로 그것이다.
함께 진행하는 업무에 있어
내가 가장 많은 책임을 지고,
내가 가장 많은 일을 해야 하고,
나로부터 가장 많이 배울 수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모르는 내용이 있으면
그 누구보다 재빠르게 배우고 실무에 적용해야 한다.
바로 그렇게 내가 팀장의 역할을 배우는 중이다.
초보 티 안내도록 빠르게 배우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