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일본 서점 방문기

by Y One

5월 말이어도 오사카는 덥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오랜만에 먹은 타코야끼는 생각보다 평범했고, 가게들은 화려했지만 아주 맛있는 건 찾질 못했다. 도톤보리에서 마라톤 하는 남자를 찍으니 나머지는 심심한 느낌이었다. 때맞춰 간 GD 콘서트가 아니었다면 아무런 추억도 없을 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서점을 방문하는 건 잊지 않았다. 작년에도 갔기 때문에 이번에는 대충 신간만 찾아보기로 했다.



오사카의 서점 신간 코너에서 가장 눈에 띈 주제는 역시 "자기계발과 경제적 독립"이었다. 『無敵の独学術(무적의 독학술)』, 『時間デトックス(시간 디톡스)』, 『習慣(습관)』 같은 책들이 즐비했다. 특히 시간 관리와 자기 훈련, 습관 형성에 관한 관심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또 한 가지 흥미로웠던 트렌드는 "정리와 단순화"였다. 『人生が変わる紙片づけ!(인생이 바뀌는 종이 정리법!)』이나 『お金が貯まる人はなぜ部屋がきれいなのか(돈이 모이는 사람은 왜 방이 깨끗한가)』 같은 제목은 굉장히 일본인스러우면서도, 단순히 정리를 넘어서 삶 자체를 정돈하고 통제하려는 현대인의 욕망을 엿볼 수 있었다.



사회적 이슈나 역사적 사건을 다룬 책들도 적지 않았다. 『尖閣1945(센카쿠 1945)』나 『地面師たち(지멘시들)』과 같은 책은 일본 사회 내부의 문제나 역사적 갈등을 깊이 있게 조명하고 있었다. 일본의 지정학이 대두되면서 지정학 책도 보였다.



흥미롭게도 고령화 사회에 맞춘 "노후 생활과 죽음 준비"에 대한 책들도 많았다. 『老後とピアノ(노후와 피아노)』, 『なるようになる。(될 대로 된다)』처럼 은퇴 이후의 삶과 죽음을 철학적으로 접근하는 책들이 눈길을 끌었다. 아직 우리는 노후에 관한 책들이 많지 않다. 10~20년이 지나면 즐비하지 않을까 한다.



일본 신간 코너를 둘러봐도, 특별히 눈에 띄는 트렌드나 파격적인 책은 보기 어렵다. 마치 우리 사회와 비슷하게, 일본도 새로운 흐름보다는 기존 문제의 정리나 은퇴 이후의 삶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하다. 그런 면에서는 확실히 우리가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와중에도, 역시 일본에 계속 오게 만드는 건 다름 아닌 한 그릇의 소바다. 조용한 골목에서 마주한 소바 한 그릇이, 때로는 수많은 책보다 더 큰 위로가 된다. 그리고 그런 맛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다시 일본에 오고 싶은 마음은 충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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