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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지도사, 이 일이라면 평생 해도 될 것 같아요

고이를 창업하기까지

고이를 시작하기 전에 2.5년간 2개의 스타트업에서 잡부로 일했다. 이 과정에서 배운 점이 굉장히 많은데, 가장 중요한 것을 단 하나만 꼽으라면 '창업자가 절대 하면 안 되는 실수는 바로 시장과 고객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자기가 만들고 싶은 걸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느낀 문제의식이 다른 사람도 느끼는 문제인가? 검증하고자 아래의 웹을 제작하고 google ads에서 display ad 캠페인을 50만 원 치 돌렸다. 약 2주간 돌린 결과는 굉장히 충격적이었는데, CTA (lead 확보) 클릭률이 0.0x%였다.


https://ssong8440.wixsite.com/mysite


시행착오를 회고하면서, 나는 똑같을 실수를 반복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서비스를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일이나 사업계획서를 만드는 일을 멈추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아빠와 아빠 동료를 붙잡고 장례 업계의 용어와 생리를 하나 둘 학습했고, 학교와 학원 야간 수업을 병행하면서 장례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후에는 장례식장과 상조회사에서 알바를 뛰기 시작했다.


그러는 한편 나의 경험을 leverage 하기 위해 장례 정보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지식인'이라는 올드한 채널을 통해 실제로 돈을 지불하는 고객을 만났다. 나는 단지 100% 상주의 편에서 장례 정보를 투명하고 체계적으로 전달했을 뿐인데, 이것만으로도 나를, 고이를 신뢰해 주셨다. 심지어 랜딩페이지조차 없이 카카오톡 채널밖에 없을 때였는데 말이다. 그래서 이게 진짜 고객의 Pain point구나 깨달았다.


3일간의 장례식은 두 가지 의미로 다가왔다. 첫째, 장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은 내게 세상 어떤 일보다 가치 있는 일이었다. 지금까지 다양한 차원의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해 봤지만, 내가 지금까지 세상에 내어 보인 어떤 것보다 가장 큰 Return을 낳았다. 발인 이후 다시 장례식장에 돌아왔을 때, 가족 한 분 한 분이 내 손을 꼭 잡으며 너무 감사하다고 말씀해 주셨고, '명함 없으시냐, 주변에 소개해드리겠다'라고 말씀해 주셨다. 심지어 상주님께서는 장례 경험을 다시 꺼내고, 그 여정을 함께한 고이를 칭찬하는 영상까지 촬영해 주셨다. 우리 브랜드가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이것만큼은 장례 업계 누구도 해내지 못한 일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gaaS2DSEcA&feature=youtu.be


개인적 차원에 있어서도, '이 일이라면 평생 해도 되겠구나' 생각했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워라밸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내가 생각하기에 이것은 일과 삶의 배타적인 관계를 전제하는 표현이다. 하지만 나는 일과 삶의 진짜 균형은 두 영역의 교집합을 늘려감으로써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나는 장례식을 치르면서 살면서 가장 충만한 기쁨을 느꼈고, 이 기쁨은 일상생활의 행복감으로 연결되었으며, 이것은 다시 더 좋은 장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열심히 일할 동기가 되었다.



그래서 나는 대단한 회사를 꿈꾸면서 창업을 결심했다기보다는, 내가 발견한 고객의 문제를 멋지게 해결하고, 이 과정에서 큰 기쁨을 얻고 싶은 마음 하나로 고이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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