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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온도가 참 좋아요
by 온도 Sep 10. 2018

강아지가 고작 나 때문에 울고 웃는다

야.. 내가 모라고 그래..

1년 동안 온도를 지켜본 결과, 온도는 산책할 때 단 한 번도 꼬리가 내려간 적이 없어요. 1시간을 하든, 30분을 하든 꼬리는 언제나 수직상승. 표정은 언제나 혀가 살짝 보이게 헤헤~ 간식 앞에서의 가식 미소와 다른 리얼 미소를 띠고 있지요.


강아지가 산책을 할때 가장 행복하다는 걸 모르는 주인은 아마 없을 거예요! 이 녀석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은 오직 간식과 산책이라는 것.. 조금 양보해서 집사도 포함해볼까요? #전지적집사시점 다만 인간세상이 바뻐서 매일 산책은 직장인에게 무리라고 합리화하곤 하는 우리ㅠㅠ


간식으로 미안함을 대신하곤 하죠. 하지만 온도는 가끔 너무나 티나게 자는 척이나 삐진 척을 하기도 해요. (ㅋㅋ) 꼭 어딘가 구석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곤 하는데요 저때는 제 머리 맡에서 베개를 다 차지하곤 있더라고요.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요?



나 삐졌어. 건들지마!

귀여운 녀석이 원하는 것이 점점 많아져요. 그래봐야 밖에 나가고 싶다 or 배가 고프다인데, 요즘들어 가고 싶은 방향도 자기가 정할 때가 있어요. 가령 연남동에 가려면 조금 멀어서 늘 주변 아파트 단지를 산책하곤 하거든요? 며칠 전부터 계속 아주 힘차게 연남동 방향으로 저를 이끌더라고요. 


못이기는 척 가줄 법도 하지만, 다음 날 출근이 두려운 집사는 젖 먹던 힘을 다해서 온도를 안정적이고 가까운 루트로 안내합니다 (주인을 용서해..) 그래도 우리 온도는 즐거워요. 집이 그렇게 싫었던 건 아니지?



뭐 산책? 산책간다고? 언제언제?

삐졌다가도, "어야 가자 어야!" 라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목줄 하네스가 있는 서랍을 기가막히게 쳐다보는 천재견 온도. 그 모습이 신기해서 어야! 어야! (엄마한테 배운 말..) 하다보면 온도의 기분은 어느새 풀려있어요. 그럼 저도 장난이 아닌 진짜 산책을 준비해야하는 부담감을 느끼게 되죠.


음... 엄마가 말이야~ 안간다는 게 아니라 저기 잠시만! 조금만 있다 나가자! 안간다는 게 아니라!!


아악!!!!!!!!!!!!!! 이 거짓말쟁이 집사놈아!!!! 


빡친 온도찡... 


급기야 정색을 하고 저를 똑바로 쳐다보기 시작합니다. 아니 ... 이따 산책 간다고... 누가보면 산책 빚진 사람인 줄 알겠다...ㅠㅠ ㅋㅋ 



글쓰고 일하는 엄마라 컴퓨터 의자에서 (일하는 척) 깨작거리고 있으면 구석을 비집고 들어와서는 애교를 시전합니다. 큰 얼굴을 틈으로 들이밀고는 세상 귀여운척! 그럼 엄마는 일이고 모고 이 녀석의 말을 안들어줄 수가 없게 되죠. 


정말 내가 누군가에게 이렇게 관심(?)을 받아도 되는 인간일까. 과분한 눈빛과 사랑에 때론 감동이 밀려오지요. 녀석을 기쁘게 하는 것도 저고, 슬프게 하는 것도 저라는 생각에 가끔 마음이 너무 무거울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제가 더 좋은 사람이 되어 온도를 더 많이 행복하게 해줘야겠다고 다짐해요. 



니가 우울하면 나도 우울해. 니가 기쁘면 나도 기뻐! 


강아지는 사람의 기분을 바로 캐치해요. 눈치도 빠르고 호르몬에도 민감하대요. 제가 우울해하면 녀석도 꼬리가 축, 누워서 잠만 자고, 제가 기분 좋아서 춤이라도 추면 자기도 덩달아 인간인척 두발로 춤추고 박수치고 난리가 나죠.


신기한 동시에 책임감이나 부담도 느끼죠? 내가 사랑해주는 만큼 녀석들도 사랑을 줄테고, 내가 미워하는 만큼 녀석들도 괴로워해요. 나까짓 인간이 뭐라고, 참. 세상 별일이죠. 참. 참. 



애미야 언제쯤 산책갈 수 있니? 글 그만 쓰고 놀자개


때론 일 끝날 때까지 불편한(?) 자세로 아주 편하게 자며 기다려주기도 하는 이 녀석. 어쩜 이렇게 착한 온도가 저에게 왔을까, 진짜 무슨 운명의 상대라도 만난 것처럼 매일 감사해요. 온도랑 만나게 된 걸요. 


귀여워 미치겠어 너땜에!!! 


그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산책 가즈아! 


10분이라도 산책 해요. 우리. 그게 이 녀석들에게 우리의 위상을 더욱 떨치는 길이자 이 녀석들이 하루를 살아가게 하는 행복의 원동력이니까요. 또 바깥 바람을 쐬는 시간만큼 우리도 더 맑은 공기 마시면서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서요. 


매일 매일 아주 조금씩만 덜 우울해지고, 그보다 조금 더 행복함을 느끼다보면 결국은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온도가 저에게 건넨 마법처럼, 세상 모든 우울을 다 안고 살던 저도 지금은 잘 웃거든요. 



모두가 오늘도 내일도 온도 좋은 하루를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온도 좋은 날:) 자주 보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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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 직업마케터
방송국 다니며 콘텐츠 만들다, 현재는 스타트업 마케터로, 골든두들 온도의 집사로 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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