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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도 Aug 04. 2018

강아지 양치질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이것만 알자

막상 강아지를 키우게 되면, 입양 전에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생긴다. 다소 귀찮고, 번거로운 종류의 일이다. 그중 하나가 바로 강아지 양치질. 아니, 하루 두 세 번 본인의 양치질도 귀찮아서 가끔 건너 뛰기도 하는데, 이젠 강아지 양치질까지 매일 해줘야 한다니. 


‘강.아.지. 이.빨. 양.치.질’ 이 단어만으로도 몹시 귀찮음과 동시에 두려움 마저 휩싸이는 게 당연지사다. 많은 견주들이 내적방어기재(?)를 통해 이를 해결하고자 한다. “강아지는 매일 양치질 안해도 돼~”라고 합리화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강아지는 거의 사람과 같은 존재, 이빨 역시 마찬가지란다.  


강아지도 나이 들면 이빨이 빠지고, 이빨 없는 강아지는 행복할 리 없다. 물고 뜯고 씹고 맛보는 것이야 말로 견생 최고의 행복이 아니던가. 그렇다면 우리 견주들은 야근 후에 내 양치질은 못해도 댕댕이님 양치질을 매일 시켜야 하는 운명을 받아 들여야할까? 애초에 매일 하는 게 오바는 아닐까? 양치질 대용 개껌으로 어떻게 퉁 좀 쳐볼까? 근데 양치질 어떻게 해야 잘하는 건데? 강아지들이 15년, 20년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견생건강 프로젝트’를 연재해보려고 한다. 견주들을 위해 대신 의사에게 질문했다.  



강아지도 양치질을 해야하는 이유 

우선 강아지도 양치질을 해야하는 건 맞다. 충치와 잇몸병은 강아지에게도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강아지는 인간보다 충치가 잘 생기지 않는다는 것.


그 대신 강아지 이빨에 낀 치석이나 치태는 강아지 잇몸병을 유발할 수 있다. 양치질을 해야하는 이유는 결국 바로 이러한 치태를 제거하기 위함이다. 치태만 잘 제거해주면 되겠네? 쉽네? 라고 생각했다면 다음 챕터도 읽어볼 것.


이빨이 있으면 양치질을 해야한다(?)


양치질 대용 개껌, 뼈간식이 치아 건강에 효과가 있을까? 

강아지님 양치질시키기 귀찮아죽겠는 견주들의 마음을 간파한 것인지, 강아지 용품점에 가면 '강아지 이빨 치석 완벽제거'라는 문구의 개껌들이 진열돼있다. 고급진 포장에다가 색깔부터 짙은 초록색 개껌모양에, 뭔가 영어로 끄적거려져 있는 것이 어째 진짜 효과가 있을 것처럼 생겼다.


'양치질 없이 치태 제거'  치태를 단순히 사료 씹다 이빨에 남은 것, 음식물 찌꺼기로만 여겨서는 안되는 이유가 있다. 치태는 화장실 청소를 해도 남아있는 물때와 유사하기 때문. 아무리 수압을 높여서 청소를 해도 박박 문질러 닦지 않으면 깨끗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개껌이 강력하게 이빨에 붙어있는 치태제거에 효과가 있는지 알아볼 차례다.



* 치석제거용 강아지뼈간식의 효과는?

2016년 브라질의 한 수의대 연구팀은 사골뼈를 강아지에게 주었을 때 치석제거 효과를 측정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말랑한 골수뼈와 딱딱한 뼈 두 가지를 놓고 테스트한 결과, 예상 외로 말랑한 뼈가 치석제거에 훨씬 더 탁월하다고 밝혀졌다. 


실험과정에서 치석이 치아를 덮어버릴 정도로 생긴 비글 8마리를 4마리 씩 나누어 각기 다른 뼈를 투여했더니, 오히려 말랑한 골수 부위를 투여한 녀석들의 치석이 월등히 제거된 것. 왜 그럴까? 흔히 딱딱한 것을 씹어야 기존의 치석이 떨어져 나갈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연구진은 말랑한 골수뼈의 경우, 강도가 적당히 단단하면서도 씹을 때 치아와 닿는 접촉면적이 넓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즉, 딱딱하기만 해서는 치석제거에 유리하지는 않다. 뼈간식을 줄 예정이라면 사골이나 우족을 사서, 겉부분에 딱딱한 뼈를 제거하고 말랑한 골수부위를 투여할 것을 추천한다. (참고: Aust Vet J. 2016 Jan-Feb;94(1-2):18-23) 


주의: 뼈간식 투여로 인하여 식도, 장이 막힌다거나, 치아가 부러지는 문제점도 알려져 있기 때문에 너무 단단한 뼈를 투여하는 것은 주의할 것


* 개껌의 치석제거 효과는? 

다수의 연구에서 개껌의 치석제거 효과가 검증된 게 사실이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 하지만 여기서 중요하게 살펴볼 것은 연구자의 소속기관인데, 개껌의 효능을 입증한 대부분의 연구가 관련 기업에서 이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J Vet Dent. 2006 Mar;23(1):6-12, J Vet Dent. 2013 Summer;30(2):84-7, J Vet Dent. 2011 Winter;28(4):230-5) 


참고로 사실 개껌 간식의 치석제거 효과를 검증하는 것도 중요하긴 한데 개껌의 칼로리와 영양 성분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소형견의 경우, 개껌 간식만으로도 기도가 막히는 문제가 보고되어 있으니 혹시나 이상 증세를 보이면, 제일 큰 동물병원으로 빨리 달려가자. 큰 수술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J Am Vet Med Assoc. 2008 Apr 1;232(7):1021-5) 


그래서 어쩌자는건가? 양치질을 해야 한다는 건가? 개껌을 먹여야되나, 말아야 되나? 백번 양보해서 시중에 발표된 연구결과들을 있는 그대로 믿어준다면 개껌 간식은 50%정도의 치태, 치석제거 효과를 보였고, 골수부위 뼈간식은 80%의 치석제거 효과를 나타냈다. 결국 추가적인 양치질이나 스케일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일 것. 남은 20~50%의 치태를 제거해야할 것 아닌가.   


그렇다면 양치질은 얼마나 자주해줘야 할까? 

양치질을 시켜본 견주들은 안다. 양치질을 시키다가 때론 견주 손을 물기도 하고, 혹 양치질을 거부하느라 이리뛰고 저리뛰는 녀석들을 잡으러 다니다가 진이 빠져버린다는 것을. 


양치질 매일 해주다보면 나도, 댕댕이도 지친다. 좋았던 우리 사이는 멀어지는 것 같고, 양치질 후에 토라진 녀석을 보면 좋은 일 하고도 욕먹는 격이다. 칫솔만 들어도 도망다니는 강아지를 보면 계속해서 고민하게 된다. '이 짓을 매일 해야 된다고?', '텀을 두고 양치질 시키면 안되나?'


사실 이 질문은 치태를 얼마나 오래 그냥 놔두어도 되느냐는 얘기이기도 하다. 치석이나 치태가 잇몸건강을 위협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일까? 

 

일주일만 양치를 하지 않아도 강아지님의 잇몸에는 염증이 생긴다. (J Periodontal Res. 10: 243-255) 일주일 이상의 간격으로 양치를 하는 것은 양치를 안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 충격적이지 않은가?


2015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매일 혹은 적어도 하루 걸러 한번 씩은 양치를 하여야 원하는 치주질환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J Vet Dent. 2015 Spring;32(1):16-21) 


치석이 생겨 치아 주변 뼈가 녹아 내리는 데는 1년이 걸린다고 하니 1년에 한번은 스케일링을 받아 구석구석 남아있는 치석을 제거하는 것이 좋겠다.



강아지 양치질, 어디까지 알고있니? 

그래, 사랑하니까 귀찮아도 양치질은 해줘야겠다. 나름대로 노력은 하고 있다면 '이게 제대로 하고 있는거 맞나?' 싶을 것. 


앞서 언급했듯이 강아지는 상대적으로 충치가 잘 생기지 않기 때문에, 잇몸병 예방에만 초점을 맞춰보자. 아래 그림에서 빨간 동그라미가 쳐진 치주포켓 부위에 집중하여 양치하면 된다. 


잇몸이 치아를 둘러싸면서 치아주위를 둘러 깊이 2mm정도의 작은 홈이 생긴다. 여기가 정말 중요한 부위이다. 혀를 아무리 굴려도, 볼살을 아무리 굴려도, 뼈간식을 아무리 먹어도 잘 닦이지 않는 부위이다. 침, 세균 등이 정체되어 치태가 생기기 쉬운 환경이 된다. (신이 만들었다면, 잘못 만든 부위 아닐까 싶다..) 


그래서 왼쪽 칫솔처럼 치아에 45도 각도로 살며시 칫솔을 치주포켓에 꽂아주는게 중요하다. 그 다음은 칫솔모를 제자리에서 진동을 주는 방법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빨리 빨리 양치질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면 치아를 쓸어 올리듯 회전시켜 주는 게 제일 나을 것 같다.                                                                                                        

 

인간의 충치는 아마도 농경사회 이후에 생겨났을 것이다. 벼농사가 시작되며 탄수화물 섭취가 증가하고, 사냥을 통해 질긴 것을 씹던 과거와 달리, 씹는 행위가 급격히 줄어들고 세균이 영양분을 갉아먹기 좋은 입속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강아지의 경우에도 야생의 늑대들 보다 잇몸병 발생률이 높다고 한다. 사료 위주의 음식물 섭취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밖에 없다. 강아지 잇몸은 결국 견주의 책임이다. 훈련을 통해 녀석들이 제 이빨 정도는 스스로 양치질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말해 뭐하나. 강아지님 양치질 시키기를 내일로 미루지 말자. 오래오래 건강하게 함께하고 싶은 마음 역시 말해 뭐하겠나. 자 다들 칫솔 챙기시라.


양치질 나름 재밌다개! 온도의 글 읽어줘서 감사하다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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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 직업크리에이터
골든두들 온도에게 인생을 배우는 철 덜 든 사람, PD로 일하며 온도님 사료값을 번답니다. 6곳의 회사에서 쌓은 경험을 담은 글도 가끔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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