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은 시스템이 중요하지 않다.
스타트업의 빠른 템포에 시스템을 만들고 수정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창업 초기, 저는 이런 생각을 철석같이 믿고 있었습니다.
뛰어난 인재들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며 혁신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시스템과 규정은 최소화해야한다고 생각했죠.
매뉴얼과 시스템이 정해질수록 사람들은
"정해진 것만 하는 데" 익숙해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같은 스타트업은 그 이상을 뚫어내는 사람들이 모여야 성장할 수 있다고요.
하지만 이런 접근법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뼈아픈 경험을 했습니다.
초기 제품의 핵심 아키텍처를 설계했던 인재가 갑자기 떠났을 때,
그가 머릿속에 가지고 있던 지식과 경험이 함께 사라지는 걸 지켜보았죠.
인수인계 문서에는 기록되지 않은 인사이트와 지식,
그리고 그의 직감과 무의식에 남아있던 노하우가 모두 함께 사라졌습니다.
그 빈자리를 메우는 데 6개월 이상의 시간과 여러 시행착오가 필요했습니다.
뛰어난 인재에게만 의존하는 조직은
마치 한 번의 파도에 쉽게 무너져 버리는 모래성과 같았습니다.
그 빈자리를 메우는 데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고,
때로는 영영 회복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책 '원칙'의 저자이자,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 레이 달리오는
본인의 회사 브리짓워터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투자 회사 중 하나로
성장한 핵심 비결을 “시스템 구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인간의 직관이나 기억에 의존하지 말고, 반복 가능한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어라"
고 강조했습니다.
위험 관리 관점에서 보면, 시스템은 조직의 안정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입니다.
핵심 인력이 바뀌어도 일관된 품질과 방향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생산성 측면에서, 시스템은 인재들이 매번 같은 문제를 다시 고민하는 대신
이미 검증된 방식을 활용할 수 있게 합니다.
그런데 저의 가장 중요한 깨달음은
바로 혁신 측면에서의 시스템의 이점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훌륭한 인재란
회사의 방향성에 맞게 사고하고,
그에 맞는 아웃풋을 내는 사람들입니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본인의 관점과 회사의 관점이 너무나 다르다면
그 회사에선 혁신을 만들어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의 방향성이 무엇인지, 회사는 어떤 방식으로 아웃풋을 내는지와 같은
기본적인 문제들이 시스템으로 해결되면,
인재들은 더 높은 수준의 문제와 기회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마치 체스 초보자가 매 수마다 기본 규칙을 고민하는 대신,
마스터는 더 깊은 전략에 집중할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과거에 저는 시스템이 창의적인 사고를 제한할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실제 결과는 달랐습니다.
동일한 시스템 안에서 팀원들은 다양한 결과물을 더욱 빠르게 도출해낼 수 있었죠.
예를 들어, 골든웨일즈에서는 AI 기술을 활용해
크리에이터가 콘텐츠에 노출한 모든 제품에 대한 노출 빈도,
크리에이터 및 구독자의 선호도를 분석하는 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또한 브랜드와 크리에이터 양측의
가치 성장 방향성이 일치하는 협업을 기획해야한다는 원칙도 가지고 있죠.
이 표준화된 업무 프로세스는 변함없이 적용되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식은 다양한 창의적 접근으로 이어집니다.
팀원 A는 크리에이터가 자발적으로 자주 노출했던 브랜드에
크리에이터의 진정성을 증명함으로써 독점 콜라보레이션을 제안했습니다.
동일한 데이터 시스템을 활용하여 팀원 B는
구독자와 크리에이터의 니즈가 공통적으로 높은 제품군을 파악해
회사 자체 브랜드 화장품 라인의 개발 방향을 결정했죠.
골든웨일즈는 지금 시스템 구축의 첫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여러 방법 중 우리가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업무 가시화'입니다.
각 팀원이 수행하는 모든 업무를 세세하게 기록하고,
이를 단계별로 펼쳐서 정리하고 있습니다.
누가 어떤 업무를 어떤 단계로 진행하는지,
각 업무별 소요시간은 어떻게 되는지를 투명하게 시각화하는 작업이죠.
이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습관으로,
업무의 병목 지점을 파악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기반이 됩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단순 반복 업무는 외부 인력에게 위임하고,
자동화할 수 있는 부분은 AI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우리는 모든 정리된 업무를 상세한 매뉴얼로 만들고 있습니다.
처음 골든웨일즈에 합류한 사람들도 매뉴얼만 보고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쉽고 명료하며 친절하게 작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죠.
이는 팀원 교체 시에도 업무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핵심 자산이 될 것입니다.
이런 작은 시작이 모여 결국 회사의 탄탄한 운영 시스템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완벽한 시스템을 단번에 구축하려 하기보다,
가장 취약한 부분부터 점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우리의 전략입니다.
원칙 기반의 시스템은 조직이 일관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줍니다.
흔히 말하는 스타트업식 문화에서는
일관성, 매뉴얼, 시스템 등이 필요 이상으로 천대받습니다.
하지만 특히 초기 스타트업일수록
천장을 뚫고 올라가기 위해서는 아주 뾰족한 일관성이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마치 드릴이 한 점을 향해 집중적으로 힘을 가할 때
비로소 단단한 벽을 뚫을 수 있는 것처럼,
핵심 가치와 방향성을 일관되게 한 곳으로 모아줄 수 있는
시스템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죠.
다양성은 우리가 천장을 뚫고 나서,
더 넓게 확장할 때 더욱 중요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제 골든웨일즈는 모래성이 아닌,
단단한 벽돌을 하나씩 쌓아나가려 합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우리와 함께 성채를 만들어나갈 동료가 되길 기대합니다.
*골든웨일즈는 빠른 사업 성장세에 맞춰 적극적인 인재 채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