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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Q's 서평#9] 에디톨로지_김정운

창조는 편집이다

by 신홍규

서평 작성일: 2020.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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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톨로지 #Editology


#김정운


#책 #독서 #서평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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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는 편집이다" "Creation is editing"


이 한마디로 이 책의 내용을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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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새로운 것이라고 하는것들은 대부분 세상에 존재하던 것들을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편집한 결과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스스로 기막힌 아이디어를 생각해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냈다고 해도, 나중에 알고보면 그것은 기존의 것이 변형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지식과 경험이 활용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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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경험과 지식의 양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들을 잘 편집할 수 있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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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옛날부터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빠르게 습득하는 것에는 강점이 있었지만 새로 무언갈 생각해내는 것은 정말 못했다. 창작이란 단어는 나에게는 약점이다 못해 두려운 존재였다.


하지만 책의 주장대로라면 창의력이라는 것도 노력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창작도 활용의 연장선상으로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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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 입학한 이후 이런 생각을 어렴풋이 했던 나는 그래서 최대한 많은 것을 보고 느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능력이 없다면, 기존의 것을 활용이라도 잘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경험'을 다양하게 늘리는데에 최선을 다했다. (하고싶은 대로 맘대로 살았다는 것을 이렇게 정당화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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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김정운 교수님은 편집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맥락에서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는 것도 굳이 할 필요가 없는 일이라고 하셨다. 책의 목차를 보고 자신이 필요한 부분, 혹은 읽고싶은 부분만 읽어도 되며, 그 순서도 굳이 일정한 틀을 지킬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책에 따라 다르다). 자신이 평소에 그렇게 독서를 하기 때문에 읽은 책은 많아도 다 읽은 책은 거의 없다고 한다.


이 말들은 내가 가지고 있었던 독서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줄여주었다. 그래서 한번 나도 이 책을 읽고 싶은 부분만 골라서 읽기 시작했는데(읽다보니 재밌어서 결국 다 읽긴 했지만), 생각보다 재밌었고 덕분에 책을 쉽게쉽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후로 집에 일부만 읽고 남겨진 책들이 여러권 쌓이고 있지만, 읽는 양 자체로만 보면 평소보다 많이 읽고 있으니 좋다고 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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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한 양의 정보 사이를 옮겨가며 필요한 정보만 골라낼 수 있는 능력, 모은 정보를 분류를 잘 하고 정리하는 능력, 정보들을 내 것으로 만들어 여러 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 이러한 능력을 앞으로도 계속 발전시켜 나아가야하지않나 싶다.


그리고 그럴수록 기본 원리를 파악하는게 반드시 우선되어야한다. 취미로 여러 운동을 시도해본 짧은 경험으로 깨달은 것은 어느 운동을 하든 '몸에 힘을 뺄 줄 알아야' 비로소 숙달된 상태로 진입했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느 분야든지 전체를 궤뚫는 핵심은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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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경험을 하든 어떻게든 내 인생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 하나로 이렇게 살아왔지만, 생각지 못하게 값진 경험들도 많았고 해서 후회되는 경험도 없었긴 했다. 인생에 반성을 있을지언정 후회는 없이 사는게 내 삶의 모토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그런대로 잘 살아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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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동안 시간날때마다 쓰고지워가며 쓴 글인데 어떻게 마무리 해야할지 모르겠다ㅎㅎ 글쓰기야 말로 편집능력을 키우기 좋은 활동 중 하나인 것 같다. 공대생에게 아직은 너무 어려울뿐이지만 꾸준히 연습하다보면 언젠간 실력이 늘어있으리라 믿는다. 글을 못올리는 사이 서평을 해야하는 책이 또 쌓였으니 이 책에 대한 글은 이만 마무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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