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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삶은 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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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Aug 04. 2024

나만의 피서기 - 도서관

간밤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무더위 열대야가 집 온도를 30도로 높였다.



시원하게 찬물 샤워를 한 후에도 

조금 지나고 나면 땀으로 다시 샤워 중이다.



모든 창문을 활짝 열고 천장에 매달린 실링팬을 빠르게 돌려보지만

묵직하게 내려앉은 무더위는 집을 나갈 생각이 없나 보다.



에어컨을 왜 안 트냐고?

딱 1년만 살 집이라 생각했기에 설치를 미뤘는데... 

고작 열흘 정도 가동할 거라면 아예 설치하지 말자고 했지만 이렇게 다시 한여름을 맞고 있다.



서로 뜨끈한 체온이 부딪혀 끈적거리는 잠자리를 피해

각방을 사용하고 있는 우리 부부.



북쪽으로 난 창을 활짝 열면

그나마 건물과 건물 사이를 관통하는 골바람이 곧잘 불어드는 방이었지만

그마저도 잠잠하다.



남편 방은 정남향인 때문에 바람마저 뜨겁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숨을 헐떡이며

간밤에 한숨도 못 잤다고 눈이 빠질 것 같다고 하소연한다.



아침 9시

우리는 부랴부랴 한바탕 찬물을 뒤집어쓰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벌써 해는 중천에 떠서 막강한 썬 레이저를 쏘아대고 있다.

걸어가는 내내 땀이 비 오듯 쏟아져 내리자 걸음마저 무겁게 내려앉는 느낌이 든다.



어기적어기적 걷다가 어느새 도착한 도서관.

내부로 들어선 순간 

와우~~~ 이건 천국이 따로 없다!



작년에도 그랬지만 올해도

우리 부부는 어김없이 도서관으로 피서를 온다.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머그잔,

땀을 닦을 수 있는 손수건만 준비하면 된다.



하루 종일 넓고 시원한 공간에서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읽고 싶은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폭염 특보가 발효된 기온이라 땡볕이 쨍쨍 내리쬐는 밖은 

아예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루를 시원하게 보내고 해가 진 저녁

우리 부부는 어슬렁 어슬렁 집으로 향한다.

그리고 자주 가는 단골집에 들러 시원한 호프 한 잔~



무더위를 피해 어디론가 떠나기도 한다.

그러나 에너지 소비가 정말 많다.

한살이라도 젊었을 때 많이 다녀오길 바란다.



우리 부부에게는 도서관이야말로 최고의 휴양지다.

가장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피서 방법



지금 내 주위를 돌아봐도 책을 읽으며 시원한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라 더없이 즐겁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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