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사고 47년 만의 공개
악마와의 토크쇼(Late Night with the Deveil) 스티븐 킹 극찬 공포영화
이 영화 실화일까?
끝까지 의심하라!
영화를 관람하는 내내 '이것이 진짜일까?', '실화라면 정말 악마가 존재한다는 거야?'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헤집고 돌아다녔다. 그래서 영화가 끝나자마자 관련 정보를 살펴보며 2024년 개봉한 공포영화라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안심이 안된 일인으로서 주연배우이자 영화 속 토크쇼 진행자 잭 델로이 역의 데이비드 다스트말치안의 프로필을 검색해 보았다. 다행히 영화 속 토크쇼가 벌어진 1971년에 살았던 사람이 아닌 훨씬 이후에 태어난 1975년 생이다.
영화 '악마와의 토크쇼(Late Night with the Deveil)'를 관람한 관객이라면 그 어떤 공포스럽거나 혐오스러운 고어 장면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몰입도가 높은 것은 물론 공포스러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사실, 이 영화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소름이 돋으면서 감정적인 느낌이 무척 달랐다는 표현을 할 수밖에 없다. 영화의 결말로 향하는 내내 긴장감이 느껴지면서 무언가 불안한 무언가가 내면으로부터 올라오는 것 같아 무척 소름이 돋았다고 해야 할까. 마침내 이 영화가 실화가 아닌 허구라는 것을 온전히 알고서야 바짝 쫄았던 긴장감에서 해방되어 진심으로 안도감마저 들었다.
공포소설의 거장 스티븐 킹이 극찬하며 픽한 영화로 입소문이 난 공포영화 '악마와의 토크쇼(Late Night with the Deveil)'은 1977년 할로윈 전날 밤, 매우 독특한 분위기로 업계 1위의 쇼 자리를 탈환하기 위해 영매, 초능력자 등을 초대하는 자리에 진짜 악마가 무대를 장악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2023년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프리미어'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악마와의 토크쇼(Late Night with the Deveil)
오컬트, 공포영화, 페이크 다큐멘터리
개봉일 / 2024. 05. 08.
러닝타임 / 93분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능
감독 / 콜린 케언즈
출연진 / 데비이드 다스트말치안, 로라 고든, 이안 블리스, 파이살 바지 외
47년 만에 공개되는 비공개 생방송 영상본
관객, 영화 속 나이트 아울 쇼의 시청가가 되어버린다!
영화 '악마와의 토크쇼(Late Night with the Deveil)'는 매우 독특한 소재와 진행 방식으로 관객들의 눈과 마음을 고정시키고 있다. 1977년 생방송된 오래된 녹화본이라는 점을 들어 다소 선명하지 않은 듯한 컬러화면과 4:3 비율의 화면은 아주 오래전 초창기 컬러 TV를 마주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녹화 중이 아닌 장면에 대해서는 흑백 화면으로 진행되면서 마치 평상시 녹화본이 아닌 상태일 때조차 만일을 대비해 녹화하는 듯한 느낌을 더해준다. 뉴스 매체에서 뉴스 진행자들이 녹화 중일 때와 달리 녹화가 아닌 상황에서 분주하고 자유롭게 움직이거나 화장을 고치는 등의 행동을 누군가 다큐멘터리로 찍는 느낌이랄까. 때문에 관객은 이마저도 하나의 녹화본을 돌리고 있는 것이라고 착각이 든다.
할로윈 데이 시청률을 잡아라!
성공에 목마른 올빼미 쇼 MC 잭 델로이
영화 '악마와의 토크쇼(Late Night with the Deveil)'는 올빼미 쇼 MC 잭 델로이의 방송인으로서의 성공과 좌절에 대한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1971년 UBC 올빼미 쇼의 메인 MC가 되면서 심야방송의 왕좌 자리에 올랐던 잭 델로이는 잘나가는 방송인으로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는 정치인, 기업인 등이 모여 주술적인 의식을 행하는 '그로브'의 일원이기도 했다. 1976년 9월 아내 매들린이 폐암 말기로 사망한 후 방황기를 겪고 다시 방송에 복귀했지만 시청률이 곤두박질쳤다. 잭은 초고의 시청률을 끌어내기 위해 위험한 모험을 하게 되는데 1977년 할로윈 데이 전날 밤, 심령자, 초자연적인 현상, 악마와의 대화 저자와 당사자를 초대해 회심의 일격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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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영상까지...
미국을 충격에 빠뜨린 이야기가 담긴 생방송 본
Late Night with the Devil
영매사 크리스투 VS 초자연적 현상을 다루는 카마이클
(실존인물 / 제임스 랜디 VS 유리 겔러)
영화 '악마와의 토크쇼(Late Night with the Deveil)' 올빼미 쇼에 초대된 인물은 영매 크리스투와 초자연 현상을 뒤집어 거짓임을 밝히는 카마이클이 등장한다.
영매 크리스투는 등장 자체가 조금은 사기꾼 냄새가 물씬 풍기며 어설픈 느낌까지 선사하지만 이내 '기분이 좋지 않다'며 매우 고통스러워하며 강력한 영혼에 이입된 듯 '미니'라는 이름을 외친다.
과거 한때 마술사였던 카마이클은 초자연적인 현상을 거꾸로 뒤집어 보면서 모두 가짜와 거짓이라고 주장하는 인물로 초자연적인 현상이 증명된다면 10만불 수표를 주겠다고 외친다. 그는 영매사 크리스투에 대해 그가 가짜이며 사기꾼이 거칠게 몰아간다.
그러나 크리스투는 이내 시커먼 엑토플라즘을 뿜어대며 쓰러지고 응급실에 실려가는 도중 내장까지 모두 뿜어내고 사망해 버린다.
여기서 우리는 재미있는 실화 한 토막을 짚어보겠다.
영화 '악마와의 토크쇼(Late Night with the Deveil)'에 등장한 인물 카마이클은 실존하는 마술사이자 초능력 사냥꾼으로 알려진 제임스 랜디를 떠올리게 된다. 또한 영매사 크리스투는 철제 포크 또는 스푼을 마구마구 구부리는 초능력자 유리 겔러를 떠올릴 수 있는데 이 두 사람의 관계 역시 영화 속 카마이클과 크리스투 관계와 비슷하다는 것.
제임스 랜디는 캐나다 태생으로 마술사 시절에 '놀라운 랜디'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매우 유명한 마술사였다. 어느 날 랜디는 아프리카 여행 중 환자들을 마술로 속여 돈을 착취하고 숭배의 대상이 되어버린 사기꾼을 보고 격분해 전 세계를 돌며 마술을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을 까발리기 시작했다. 영화 속 카마이클이 10만 달러 수표를 건 것처럼 제임스 랜디 역시 1964년부터 자신의 눈앞에서 초자연적 현상을 증명하는 사람에게 현상금을 걸기 시작한 것. 처음에는 1000달러, 다음에는 1만 달러, 다음에는 후원금을 포함해 100만 달러까지 올랐다. 100만 달러를 한화로 계산하면 무려 20억에 달한다. 우리나라에도 2003년 SBS '도전 100만 달러! 초능력자를 찾아라'를 진행해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단 한 사람도 현상금을 수령한 사람이 없었다. 이것은 그들은 모두가 사기꾼이라는 것.
재미있는 실화 중 하나는
유명한 초능력자 유리 겔러의 능력까지 거짓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초능력으로 숟가락을 구부리는 것으로 유명한 유리 겔러는 제임스 랜디를 법정에 소송을 걸었지만 단 한 번도 법정에서 초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소송에서 완패한 유리 겔러. 그는 당시 미국 인기방송 프로그램인 자니 카슨 쇼에 출연해 제임스 랜디가 보는 앞에서 숟가락 구부리기를 시행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이유는 유리 겔러가 숟가락을 준비하는 대신 제작진이 직접 숟가락을 준비했기 때문.
이렇게 제임스 랜디 덕분에 수많은 초능력자들이 거짓이라는 것이 밝혀진 사례가 허다하다고 한다. 아무래도 마술사의 눈에 마술사의 사기가 잘 보이는 듯하다.
독특한 소재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악마의 강림
속임수일까? 아니면 진짜일까?
잭 델로이의 '올빼미 쇼'에 출연한 세 번째 출연자는 '악마와의 대화'를 집필한 심령학자 준 로스와 악마가 들린 소녀 릴리였다. 악마 아브락사스를 숭배하는 사이비 종교 집단이 경찰과 대치하는 도중 불을 질러 자살하게 되면서 유일한 생존자가 된 사람이 바로 릴리였다. 릴리는 사이비 종교 집단에서 제물로 받쳐지기 위해 길러진 아이 또는 그곳에서 태어난 아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는데 릴리는 자신의 안에 있는 악마를 '꿈틀씨'라고 이름한다. 준은 릴리의 보호자가 되어 악마와의 소통을 시도, 연구하고 있다.
아브락사스
고대 그리스 비술에 등장하는 주문으로 일곱 글자로 구성되었고 글자를 모두 합산하면 365가 된다고 한다. 아브락사스는 수탉의 머리, 사람의 몸, 뱀의 다리, 방패와 채찍을 들고 갑옷을 입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고 페르시아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브라삭스의 능력은 예언, 마법의 힘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릴리가 평소보다 더욱 영적으로 열려있다는 사실을 캐치한 준은 방송을 중단하려 하지만 시청률이 급상승 중인 올빼미 쇼를 중단할 수 없었던 잭에 의해 강행된다. 그러면서 악마를 소환하는 의식을 통해 관중들에게 진짜를 증명해 보이는데.
준 박사는 릴리를 최면을 걸고 내면에 꿈틀씨를 불러낸다. 그러자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한 릴리가 눈을 뜨고 상처까지 도드라져 보인다. 악마는 '키 큰 나무들 사이에서 만났다며 반갑다' '매들린을 희생시켰다' '준과의 관계'에 대해 노골적으로 발설하며 잭을 도발하자 준 박사는 릴리를 깨우려 한다. 그러나 워낙 강한 영적 숙면 상태에 들어간 릴리를 깨우기 만무하자 오컬트 목걸이를 들이대며 악마를 몰아낸다.
잠시 휴식을 갖는 동안
생방송 올빼미 쇼의 시청률이 급등하자 식은땀을 흘리면서도 '대박 예감'에 손뼉을 치는 잭 델로이. 이와 반대로 심장이 쪼그라든 거스는 방송 중단을 요구하지만 프로듀서 역시 그의 말을 무시한다.
방송이 재개되면서 카마이클은 모두가 거짓이고 속임수라고 주장하면서 자신 역시 최면술을 보여주겠다고 한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시계를 꺼내 최면을 거는데...
여기서 영화 속 시청자뿐만 아니라 관객 입장에서도 시청자가 되어 모두 최면에 빠지는 느낌이 든다. 이 영화가 가진 매우 독특한 설정이기도 한데 최면에 걸리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긴장해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사실 이 최면 장면 이후 내가 정말 최면에 걸린 건 아니지?라는 걱정이 생기기도 했다. 다행히 아니지만.
카마이클은 거스에게 최면을 걸었고 시청자와 관객들은 거스의 목과 내장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지렁이 폭탄에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녹화된 영상본을 통해 모든 것이 가짜이며 집단 최면이었음을 밝히는 순간 '휴~~ 다행이다'라는 한숨이 나온다.
악마 아브락사스, 그의 목적은?
충격적 결말 그리고 해석
카마이클은 아브락사스의 소환이 가짜이며 사기라는 것을 증명한 것에 의기양양했고 릴리는 자신의 것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영상 확인을 요청한다. 이때 잭은 릴리의 영상 속에서 무언가 이상한 느낌을 발견하고 한 프레임 씩 돌려가며 확인하던 중 영상 속에 매들린의 유령을 보게 된다. 이런 상황에 카마이클이 아연실색 화를 내자 모든 상황이 바뀌며 드디어 아브락사스의 실체가 드러난다.
스튜디오의 모든 조명이 불안정해지며 릴리의 양팔에 전기가 감전되듯 모여들더니 릴리의 머리가 두 조각이 나면서 악마 아브락사스가 등장한다. 너무 선명하지 않은 깨진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느낌은 공포적이지만 두 눈으로 확인되는 공포는 아니라는 점에서 다소 안심스럽다.
거스의 죽음/
거스는 자신의 십자가 목걸이를 들이대며 '그리스도의 힘이 너를 몰아내리라'고 외치지만 악마는 거스의 목을 180도 돌려 꺾어버린다. 거스는 카마이클에게 최면을 당하기 전 '제 아내는 제가 목이 꺾이는 것을 보고 싶지 않을 거예요'라고 말했는데 이 말이 현실이 되어버렸다. 악마에게는 사람의 생명 따위는 안중에 없다. 거스는 생방송 녹화를 중단하고자 요구한 대표적인 일인.
준 박사의 죽음 /
다음으로 아브락사스는 준박사를 공중으로 부양시킨 후 오컬트 목걸이로 목을 끊어버린다. 준 박사가 릴리의 몸속에 있는 악마를 소환한 후 잠재우는 도구로 오컬트 목걸이를 사용한 것에 무척 화가 난 듯하다.
또한 준 박사의 죽음은 이미 예정된 것으로 잭 델로이를 목적으로 한 아브락사스는 잭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준 박사를 제물로 희생시킨 것.
릴리의 죽음 /
릴리 역시 태어날 때부터 사이비 종교의 제물로 예정된 소녀다. 릴리에 대한 영상 속에서 만삭의 여인을 비춰준 것으로 보아 릴리는 제물로 희생당하기 위해 태어났고 길러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잭을 만나기 위해 운명적인 길을 걸어왔고 올빼미 쇼에 출연한 것. 그리고 잭을 위한 제물로써 결말에서 잭의 손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카마이클의 죽음 /
카 마이클은 이 모든 것을 두 눈으로 목도한 후 무릎을 꿇고 '당신의 종이 되겠다'고 목숨을 살려달라고 빌지만 용서는커녕 불에 태워 죽여버린다. 카마이클은 앞서 생방송에서 릴리를 향해 아브락사스를 조롱하는 듯 '아브라카다브라'에서 유래한 조잡한 이름일 뿐이라고 말했는데 악마는 '아브라카다브라'를 그대로 읊으며 수포를 태워버린다.
잭의 소원, 그리고 희생 제물
잭은 그루브의 일원으로 키 큰 나무들 사이에서 의식을 행한 전적이 있다. 이로 인해 악마와 교감을 이루었을 것이고 그곳에서 자신의 소원을 빌었을 것이다. '생방송 올빼미 쇼'가 1위 시청률을 찍게 해달라는 등의 소원을 말이다.
이후 잭 델로이의 소원을 이루어주는 대가로 악마는 먼저 잭의 아내 매들린을 희생시켰고 다음으로 잭에게 조금이나마 호감을 가지고 있던 준 박사, 다음으로 희생 제물로 태어난 소녀 릴리를 차례로 희생시켰다.
덕분에 잭 델로이의 '올빼미 쇼'는 희대의 황당, 공포스러움으로 시청률 1위를 찍으며 그의 소원이 이루어진 것. 악마는 자신에게 소원을 빈 잭 델로이를 위해 세 명의 여성을 희생 제물로 삼았고 잭을 만나기 위해 그 자리에 온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성공을 위해서라면 악마에게라도 영혼을 팔겠다'는 말을 하는 드라마 대사가 떠오른다.
그러나 영화 '악마와의 토크쇼(Late Night with the Deveil)'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악마와 거래해 버린 잭 델로이의 처참한 결말을 통해 아무리 성공이 삶의 목적이라고 하더라도 함부로 소원을 빌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내가 무의식 중에 원하는 바람들이 혹여 내 주변, 사랑하는 사람들을 희생시키면서 이루어진다면 과연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악마와의 토크쇼(Late Night with the Deveil)'
곱씹을수록 의미가 있고 관람하는 내내 소름이 돋는 공포감이 물씬~ 씁쓸한 인간 욕망에 대한 재해석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