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과 럭셔리 골프 성전, 프랑스 골프

파리와 노르망디에서부터 지중해 깐느와 알프스 에비앙까지 프랑스 골프장 답

by 여행하는 골퍼

파리와 노르망디에서부터 지중해 깐느와 알프스 에비앙까지 프랑스 골프장 답사후기-



프랑스라는 이름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에펠탑의 실루엣이나 깊은 오크 향이 감도는 와인, 나폴레옹의 파란만장한 이야기, 그리고 알프스의 청량한 에비앙 생수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 익숙한 키워드들 사이에 ‘골프’라는 단어도 자연스럽게 끼워 넣을 때가 된 것 같다.


최근 프랑스는 라이더 컵처럼 세계적인 스포츠 대회를 성공적으로 유치하면서, 전통적인 문화·관광 강국을 넘어 스포츠 강국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UH9RH2geZNcVOcM3MZuGxP8ARjA


이번 여정은 프랑스 관광청의 초청으로 한국의 골퍼 여덟 명이 함께한 특별한 경험이었다. 2018년 3월 8일부터 16일까지 8박 9일 동안 진행된 이 팸투어는 파리부터 노르망디, 퐁텐블로, 프로방스, 그리고 알프스의 에비앙까지 프랑스 국토를 가로지르는 대장정이었다.


t9aBVfP0Y2xfUhdAXEy78jYvMZI


일곱 군데의 숨겨진 명품 코스를 돌며, 단순히 라운드를 넘어 프랑스 특유의 '아트 드 비브르(생활 예술)'가 골프와 어떻게 어우러질 수 있는지 직접 몸으로 느끼는 시간이었다.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698715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HJqLwkwdF1n%2BE0C779WBF2fNHzg%3D




영광의 무대, 르 골프 내셔널에서 만난 거인들의 숨결


파리 남서쪽 기앙쿠르에 자리한 르 골프 내셔널은 프랑스 골프 협회가 직접 운영하는 공공 골프장이지만, 시설과 명성만큼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다. 1990년 문을 연 뒤로 프랑스 오픈을 꾸준히 개최해왔고, 우리가 처음 마주한 ‘알바트로스’ 코스는 현대 코스 설계의 정수라고 불린다.

JoGKVYhv60ZXku5BqN7Z4_n5Eeg


위베르 체스노와 로버트 본 하게는 평범했던 옥수수밭을 거대한 마운드와 링크스풍 러프, 전략적으로 배치된 워터 해저드가 어우러지는 극적인 코스로 탈바꿈시켰다. 3월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 만난 알바트로스 코스는 눈으로도 압도당하는 느낌을 줬다.

TGB_lzcvgo63VFYp0hwQj5n2x6k

페어웨이와 티박스는 포아 아누아와 라이그라스가 빽빽하게 섞여있어 단단한 타구감을 주고, 러프는 페스큐가 더해져 질기고 깊었다. 그래서 한 샷 한 샷의 정확성이 더욱 요구된다. 특히 15번 홀부터 18번 홀까지 이어지는, 소위 ‘죽음의 구간’은 물과 벌이는 전쟁이었다.

아일랜드 그린이 자리한 15번 홀에서 드라이버를 꼭 잡아야만 하는 부담은 TPC 소그래스 17번 홀보다 더한 긴장을 안겨준다. 마지막 18번 홀에서는 왼쪽을 따라 길게 뻗은 워터 해저드를 앞에 두고, 온몸이 긴장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이곳은 2018년 라이더 컵, 그리고 2024년 파리 올림픽 골프 종목의 개최지로도 선정되어, 명실상부한 세계 골프의 중심에 서 있는 셈이다.


iEtjm0-uRnN9Xk6VDgJ-VUtcLQc





노르망디의 빛과 바람,


인상파의 초록 캔버스 파리 리옹역에서 도빌로 향하는 기차에 오르자마자,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 여행처럼 느껴졌다. 창밖 풍경은 도심의 회색빛에서 서서히 푸른 목초지와 사과나무 과수원으로 바뀌었고, 그 변화 속에서 왜 인상파 화가들이 이 땅의 빛을 사랑했는지 저절로 알 것 같았다.

3월의 노르망디 하늘은 구름과 햇살이 시시각각 교차하며, 더없이 드라마틱한 명암을 그려냈다. 도빌은 ‘북쪽의 21구’라 불릴 만큼 상류층의 휴양지로, 코코 샤넬이 첫 부티크를 열었던 지역이기도 하다. 19세기 말부터 카지노와 요트, 골프가 어우러진 우아한 휴양지의 전통을 지키고 있다. 1929년에 문을 연 ‘골프 바리에르 도빌’은 거장 톰 심슨의 손길이 깃든 곳으로, 영국식 링크스와 프랑스식 파크랜드의 매력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sCp3uZiyWdlT8j9Udlto7dCjG6s


강한 해풍을 맞으며 낮은 탄도로 도빌 해변을 조망하는 라운드는 여행의 잊지 못할 장면이었다. 내륙에 자리한 ‘생 줄리앙’ 코스는 노르망디 특유의 보카쥬 지형을 살려 수천 그루 사과나무 사이를 걷는 목가적인 정취가 가득하다. 라운드가 끝난 뒤, 18세기 건물을 개조한 클럽하우스에서 맛본 사과 타르트 한 조각은 쌓인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었다.



황제의 숲 퐁텐블로, 사암 바위가 던지는 철학적 질문


파리 남동쪽에 자리잡은 퐁텐블로 숲은 한때 프랑스 왕실의 사냥터였고, 유명 화가들의 야외 작업실이기도 했다. 이곳의 가장 인상적인 특징은 빙하기의 흔적이 남아 있는 큼직한 사암 바위들이다. 1909년에 문을 열었고 톰 심슨이 새롭게 디자인한 ‘골프 드 퐁텐블로’는 이 바위들과 짙게 우거진 숲이 어우러진, ‘프랑스 골프의 보석’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곳이다.

PCATTxmkXP_sjJg5We9vhr8NjFo

모래로 이뤄진 토양 덕분에 사시사철 최고의 코스 컨디션을 자랑하는데, 자연 지형을 그대로 살린 설계 덕에 더욱 매력적이다. 페어웨이 곳곳에 자리한 거대한 바위들은 장애물 그 이상, 코스의 아름다움을 완성하는 조각 작품처럼 느껴진다. 특히 대표적인 12번 홀(파5)에서 만나는 바위 무더기는 골퍼에게 ‘바로 넘어설 것인가, 아니면 돌아갈 것인가’라는 고민을 안긴다.


8C84b8UehmbRfOoWGxCzfW_UGvI

라운드가 끝난 뒤, 17세기 지하 저장소를 개조한 ‘르 카보 데 리스’에서의 만찬은, 마치 나폴레옹 시대의 화려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경험으로 오래 남았다. 3월이 제철인 신선한 재료로 만든 정통 프랑스 요리 덕분에 라운드로 뭉친 근육이 풀리고, 여행의 만족도도 한층 더 높아졌다.




태양과 럭셔리의 성전, 남프랑스의 보석 테르 블랑슈


TGV를 타고 시속 300km로 남쪽을 향해 달릴 때, 창밖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풍경이 프랑스의 다양한 기후만큼 다채롭게 다가왔다. 칸느 역에 내리자마자 따스한 햇살과 미모사 향이 가득한 공기가 남프랑스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실감하게 했다.

rTUVNUKux1Mp8kkobD0l8eiA_Jw


테르 블랑슈 리조트는 한때 배우 숀 코너리가 소유했던 땅 위에 데이브 토마스가 설계한, 유럽에서 손꼽히는 골프 명소 중 하나다. 챔피언십 코스인 ‘르 샤토’는 폭포와 계곡이 어우러진 변화무쌍한 레이아웃으로 골퍼의 도전 의욕을 한껏 자극한다. 특히 18번 홀(파5)은 그린 앞에 자리한 워터 해저드 덕분에, 투온을 노릴지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iyW_qo5W0bY9pGB1ZGgzQ1S4O5k



반면 회원 전용인 ‘르 리우’ 코스에서는 섬세한 샷 메이킹이 요구되고, 라운드 내내 중세 마을들이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곳의 알바트로스 퍼포먼스 센터는 첨단 장비들이 갖춰져 있어, 골프를 더욱 과학적으로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장소다.

하루의 마무리를 리조트 내 레스토랑에서, 지중해식 요리와 테라스 너머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로 장식하면 남프랑스 특유의 낭만이 완성된다.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698715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VZtoLW%2BVqk4yMG2mZwuXFYO3vvM%3D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698715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f7h5Y42Oil13oaAo4owBZGNKDvU%3D




알프스의 순수 자연과 메이저의 품격, 에비앙에서의 피날레


이번 팸투어의 마지막 목적지는 세계 5대 메이저 대회가 열리는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의 무대, 에비앙 리조트 골프 클럽이다. 해발 500미터 높이에서 펼쳐지는 레만 호수, 스위스 로잔, 그리고 눈으로 덮인 알프스 산맥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IlgPOPCNfxglBNMv5yyROidKWXw



라운드 전 들른 700년 역사의 중세 마을 이브아르는 동화 속 한 장면을 걷는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오감의 정원’ 산책과, 레만 호수에서 잡은 신선한 농어 필레 요리는 여행의 피로마저 잊게 만들 정도로 특별했다. 에비앙의 챔피언스 코스는 2013년 대대적인 리노베이션 이후 한층 더 전략적이고 도전적인 코스로 거듭났다. 아일랜드 그린처럼 물로 둘러싼 5번 홀에서는, 거리 계산을 조금이라도 놓치면 볼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냉정함도 경험할 수 있다.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698715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g0JleRjX0TgOPgvqoGkJMAFgD%2BE%3D


특히 15번 홀부터 18번 홀까지 이어지는 ‘에비앙 퍼즐’ 구간은 마지막까지 골퍼에게 집중력을 요구하는 명소다. 벨 에포크 시대의 화려함을 간직한 ‘호텔 로얄’에서 보내는 하룻밤과,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 ‘레 프레스크’에서의 디너는 프랑스 귀족 문화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고, 이번 여행의 대미를 장식했다.


0TqwPfJ1GD80OefYstJ0gnZnEDc





프랑스 골프가 건네는 인생의 선물


8박 9일간 이어진 여정에서 느낀 프랑스 골프의 진짜 매력은 ‘다양성’과 ‘깊은 문화’였다. 파리의 스타디움형 코스부터 노르망디 해안, 퐁텐블로 숲, 프로방스의 산악 지형, 알프스의 호반 코스까지, 단 한 번의 여행으로 완전히 다른 자연 경관들을 두루 경험할 수 있었다.


골프 코스가 곧 역사 유적지이거나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 되었고, 지역 와인과 미슐랭 스타의 미식이 더해져 ‘가스트로 골프’라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프랑스는 이제 더 이상 와인과 예술만으로 알려진 나라가 아니라, 진정한 골프 강국으로서의 면모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9mjGTw8EhIIcGIqtVh_KXX1228


프랑스는 이제 와인과 예술의 나라를 넘어 진정한 골프 강국으로 그 면모를 발휘하고 있다. 700개가 넘는 다채로운 코스와 풍요로운 문화유산은 전 세계 골퍼들에게 인생의 버킷 리스트로서 부족함이 없는 강력한 유인이 될 것이다. "클럽을 챙겨라, 그리고 프랑스의 풍요로움 속으로 스윙하라 ." 이번 답사를 통해 확인한 프랑스 골프 여행은 단순한 라운드를 넘어 인생의 한 페이지를 아름답게 채울 고품격 여정임을 확신한다.




Special Thanks: 코린 소장님께 보내는 헌사


주한 프랑스 관광청 코린 소장님이 열흘간의 전 일정을 우리와 동행하며 가이드 역할을 자처한 데서 프랑스 골프투어에 대한 그들의 깊은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사진 맨 왼쪽) 그 자부심이 헛되지 않았음을 몸소 확인한 여정이었으며, 프랑스 골프의 매력을 일깨워준 그녀의 열정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 덕분에 프랑스 골프가 우리에게 한층 가깝게 다가왔음을 확신한다.

ICSRaNgqpXcKg2mR6d6fiDUeCtk


오늘은 참, 프랑스로 골프 여행을 떠나기 좋은 날이다.


091dytR4vXyuetJFUCXOa8RmjkU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698715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pbBRnPb0rXmI9RYFLcVXe5Rq7ho%3D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45년 지기와 미 서부에서 녹색마약에 빠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