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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소유 May 05. 2024

엔터 샌드맨

단편소설 모음집 <방황하는 소설> 정소현 작가

​줄거리 :

주인공 지수는 굿바이 샌드맨이라는 커뮤니티 웹사이트의 관리자다. 어느 날 몇 번 신고를 당했던 회원의 글을 자세히 읽게 된다.


샌드맨이라는 작성자는 스스로 22년 전 참사의 범인이라며 죄를 고백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워낙 허세 가득한 낚시성 글이 많아서 대충 삭제하려다가 정독해서 읽게 되었다. 22년 전에 건물이 붕괴되어 여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사건을 설명했다. 당시 건물 붕괴의 원인을 두고 말이 많았는데 사실은 본인의 담뱃불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사실 지수는 당시 참사의 생존자다. 당시 붕괴된 지하에는 지수와 은하, 지훈 세 명이 있었는데 은하는 어둠 속에서 메탈리카의 엔터샌드맨을 부르며 구조되기를 기원했다.


지수는 글쓴이의 정체를 확신한다. 그는 전의 연인이기도 하다. 곧 만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비극을 예상하지 못한 채.


느낀 점 :

현재에서 과거로 다시 현재로 이동하는 시간과 공간에 적응할 무렵 서사는 끝났다. 시공간에 적응하고 나니 빈틈없는 서사에 빠져들어서 한동안 헤어 나오지 못했다. 참사의 범인을 설정하고, 그 범인이 주인공이 아주 잘 알던 사람인 것에 놀라고, 비극적인 만남으로 이어지는 것에 다시 놀랐다. 마지막 단락의 문장이 공허해진 마음을 그대로 표현했다. ‘지수는 가슴 깊숙한 곳에서 뾰족하게 돋아 올라 온몸으로 가지를 뻗어 가다가 눈을 예리하게 뚫고 올라오는 통증을 느꼈다. 눈을 깜박이자 눈물은 나지 않고 모래 알갱이들이 서걱거리며 흘러내렸다. 그것은 사고 이후 처음 느낀 아주 명징하고 단단한 고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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