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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소유 Sep 27. 2024

오! 수정

만남에 대한 그들의 시선에 대하여..

홍상수 감독. 2000년에 개봉한 그의 세 번째 영화. 공교롭게도 내가 감상한 그의 세 번째 영화이기도 하다. 2015년 개봉작인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최근에 개봉했던 ‘여행자의 필요.’에 이어서 감상한 세 번째 영화다. 그의 작품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가 생각날 정도로 절묘하고 탁월한 반복 서사의 촬영 기법이 돋보였다.


영화 전체적인 내용은 첫 만남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전반부는 남자의 시점에서, 후반부는 여자의 시점에서 서사가 진행된다. 남자 재훈은 영수형과 함께 영상 작업을 하던 수정에게 첫눈에 반한다. 몇 번의 만남이 반복되면서 점점 빠져들게 되고, 재훈을 경계하던 수정은 점점 마음을 열게 된다. 그 과정에서 점점 더 간절하게 수정을 원하고, 화내며, 결국 애절하게 그녀를 기다리는 남성 중심의 사고방식이 현실적으로 비친다.


후반부는 여자의 시점에서 바라본 서사가 전개된다. 수정도 재훈을 첫인상부터 관심 있게 지켜본다. 만남이 반복되면서 수정은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지만, 영수와의 기존 관계 때문에 마음속 갈등을 갖게 된다. 수정은 점점 무능력해 보이고, 한심해 보이는 영수의 모습에 실망해서 재훈에 대한 마음이 커진다.


같은 상황 속에서 너무나도 다른 남자와 여자, 재훈과 수정의 서사가 절묘하다. 다소 남성 중심적으로 보일 수 있는 여러 가지 설정들이 진부하고 아쉽지만, 그것 조차도 의도적으로 마련된 설정으로 보여서, 그의 영화 세계가 자꾸자꾸 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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