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가을에 어울리는 애틋한 만남이야기
탕웨이, 현빈 주연의 영화. 감상 후 감독의 필모를 검색하다가 알게 된 사실은 본 영화가 아주아주 오래된 1966년 동명의 영화 ‘만추’의 리메이크라는 사실이다. 서사의 배경은 대한민국 서울에서 미국의 시애틀로 바뀌었지만 큰 틀에서의 서사는 동일했다.
영화는 여자 애나와 남자 훈의 만남과 헤어짐에 대해서 담담하게, 혹은 담백하게 묘사된다. 어머니의 부고로 3일만 세상에 나온 애나는 버스에서 누군가에게 쫓기던 훈과 아주 우연하게 만난다.
훈은 알 수 없는 이끌림에 애나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며 다가가지만, 애나는 그런 그를 경계한다. 훈 또한 적극적으로 접근하다가도, 애나를 의아해하며 경계심을 갖기도 한다. 그도 그럴 듯, 아직 훈과 애나는 서로를 너무 모른다. 하지만 훈은 더 적극적으로 애나에게 다가가서 함께 한정된 시간을 즐긴다.
이들 관계에 훈이 계속 사용하는 고급(?) 손목시계는 주말드라마에서 볼법한 다소 진부한 설정이지만, 서로의 연락처도 모르던 이들을 이어주는 주요한 연결고리로 작용한다.
영화 중후반부 포크사건(?)으로 애나의 속마음을 열어주는 되는 훈의 재치와 순발력을 엿볼 수 있었다. 그렇게 애나가 마음의 문을 열고 있을 즈음, 안타깝게도 훈은 쫓기던 대상자에게 잡히고, 그렇게 서로 작별의 인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로 이 둘의 관계가 끝난다. 안타깝다.
영화 같은 설정의 서사와 대비되는 현실적인 결말에 마음 한구석이 늦가을과 같이 쓸쓸해지는 영화 같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