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을 찾는 사랑 이야기..
1. 본 느낌과 그 이유
1999년 세기말 직전, 본 영화를 감상하지는 못했어도 명대사'오겡끼데스까'는 누구나 알 정도로 흥행했던 영화다. 한줄평으로는 역시 명작이라고 불려지는 이유가 있는 영화였다. 행운 또는 불행의 편지로 시작되는 미스테리한 분위기의 서사는 첫사랑 찾기라는 추리물 혹은 로맨스로 거침없이 발전해 나아간다.
영화 내용적 측면에서는 주인공 히로코가 사랑했던 연인 이츠키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 그리고 우연히 찾은 이츠키의 과거에 대한 호기심이 이 영화의 전체 서사를 이끌고 있다. 이츠키의 과거 장면에서는 학생들의 수줍고 낭만적인 첫사랑 이야기가 나오는데, 마치 동시대 한국영화 <클래식>이 생각난다.
갈등이 고조되는 부분에서는 히로코와 할아버지가 둘 다 잘 못 되는 것이 아닐까 걱정될 정도로 몰입해서 본 영화를 감상했다. 그야말로 초인적인 할아버지의 모습을 응원했다.
이츠키의 결말 부분은 약간은 아쉬웠다. 특히나 과거 남자 이츠키가 마지막으로 반납했던 프루스트의 책 대출증의 뒷면에서 여자 이츠키의 그림을 발견한 부분은 감독이 너무 설명을 해주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 정도로 불편했다. 게다가 그 책의 제목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점까지 상당히 의도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단, 히로코의 결말 '오겡끼데스까'는 역시나 명장면으로 기억에 남는다.
2. 가장 좋았던 부분과 그 이유
두 주인공인 와타나베 히로코와 후지이 이츠키가 서로 마주칠 뻔했던 두 번의 장면이 좋았다. 히로코가 이츠키를 만나기 위해 집으로 찾아가면서 같은 택시를 이용하면서 택시로 연결되었던 장면(손님들이 닮았다는 택시 기사의 대사가 재치 있었다.)과, 이츠키가 자전거를 타고 히로코 옆을 스쳐가는 장면에서 알 수 없는 기운에 이끌려 서로를 보는 듯한 연출이 좋았다. 조금 성격은 다르지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의 클라이막스를 보는 기분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