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희 단편소설, 사랑하죠, 오늘도.
1. 분량과 단락장
A4 용지 15장 분량이다. 여섯 개의 챕터로 구분되어 있지만 단락장은 그보다 더 세분화해서 나눌 수 있다.
-. 주인공 필용이 등장한다. 과거에 자주 가던 맥도날드를 들러 피시버거를 주문했지만 없는 메뉴였다. 정확하게는 없는 메뉴는 아니고 없어진 메뉴였다.
-. 이후로 필용은 맥도날드에서 종종 점심을 먹었다. 어느 날 맥도날드 창가에 앉아서 점심을 먹던 필용은 맞은편 현수막을 보게 된다. 그 현수막 제목은 필용의 어떤 과거를 떠오르게 했다.
-. 필용은 과후배 우연히 양희와 시간을 보내기 시작해서 매번 점심을 함께 먹고 산책도 했다. 필용의 말을 잘 들어주는 양희와 함께 있는 시간이 편했다. 양희는 어떤 대본을 쓰고 있었다. 현수막의 제목은 양희가 쓰던 대본의 제목이었다.
-. 현수막을 발견한 이후 필용은 점심시간마다 자주 종로로 나갔다. 양희의 연극시간에 맞춰 도착하기는 어려웠다. 중간에 들어가게 해주지도 않았다. 그러던 중 마침내 어떤 날 제시간에 도착해서 연극관람을 하게 되었다. 연극은 이상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대사가 없었다. 그리고 무대인사를 하는 그녀는 분명히 양희였다.
-. 과거에 양희는 어느 날 느닷없이 필용에게 사랑 고백을 했다. 필용은 몇 번이고 되물었고 양희는 계속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 필용은 한동안 종로에 가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러다 현실에 회의감을 느껴서 양희가 공연하는 연극 공연장을 다시 찾아갔다. 필용은 공연장에서 양희와 마주하고 싶었다.
-. 다시 과거. 양희는 사랑 고백 후 변함없이 필용과 별것 없는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러다가 갑자기 양희는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여기서 필용은 양희를 이해하지 못하고, 결국 양희에게 화를 낸다. 그렇게 양희는 떠난다.
-. 필용은 그 뒤로 양희를 볼 수 없었다. 필용은 앓아누웠다. 필용은 양희를 그리워했다.
-. 필용은 양희의 집을 찾아간다. 그녀의 집은 형편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 필용은 점심시간의 잦은 외출을 이유로 인사팀장에게 제대로 혼난다.
-. 어느 날 감기에 걸린 필용은 병원을 핑계로 점심시간에 외출을 해서 다시 양희의 공연장에 들러본다. 그렇게 양희와 진정한 마지막 작별의 시간을 보낸다.
2. 어떤 인상, 어떤 느낌을 받았나? 그 이유는?
김금희 작가의 단편은 두 번째 읽어본다. 우연히 먼저 읽어본 김금희 작가의 최근 단편작 <월계동 옥주> 보다는 훨씬 가독성이 좋았지만 역시나 쉬운 문장은 아니다. 본 단편의 전체적인 느낌은 쓸쓸한 기분이다. 주인공 필용에게 감정이입이 되었으며, 양희는 이해하려야 이해하기 힘든 인물이었다. 그럼에도 알 수 없는 이끌림에 애를 태우는 필용과 다른 한편으로 또 처연함을 보여주는 양희의 모습에서 쓸쓸한 남녀의 모습이 느껴진다. 그럼 점에서 본 소설의 제목인 <너무 한낮의 연애>가 본 소설의 제목으로 너무나 탁월하다.
3. 어느 부분이 제일 좋은가? 아무래도 마지막 단락장이 인상 깊었다. 양희는 느티나무처럼 팔을 흔들었고, 필용은 양희의 작별인사에 주체 못 할 슬픔을 느끼는 부분이 좋았다.
4. 양희는 누구인가? 중반부까지 양희는 이해하기 어려운, 혹은 미스터리 한 인물로 그려지지만, 알고 보면 양희는 필용이 갖기에는 너무나 깊고 깊은 늪 한가운데 오갈 곳 없는 나무 같은 인물로 보인다. 그에 비해 필용은 너무나 지극히 평범한 청년이었다.
5. 작품을 읽고 연상되는 연애나 인물을 소개해보자. 일반적인 남녀 관계에서 사실 확인에 집착하는 남자와 마음에 집중하는 여자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런 점에서 작품의 결은 조금 다르지만 일본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남녀 주인공이 떠올랐다. 본 단편 소설이 KBS 드라마 스페셜로도 방영했었고, 배우 최강희가 양희역으로 열연했다고 하니 드라마도 꼭 감상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