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삼복더위가 지나간다

100-34.

by 최고미

엊그제 입추였다. 가을이 서서히 다가오기 시작한다는 입추의 이름이 무인할만큼 무더의는 기승이다. 아직 삼복더위가 안 끝났고 처서는 지나야 아침 저녁으로 선선함을 느낄 수 있을테다.

오늘은 말복. 삼복더위 마지막까지 잘 견뎌내준 가족과 나에게 보상을 해주고 싶었다. 누룽지닭백숙을 준비해보기로 했다.

지난 초복때 맛있게 만들었던 기억이 자만이 되었다. 레시피를 보지도 않고 대략 눈대중으로 대충했다. 압력솥으로 간단히 빠르게 하려고 했다. 시간이 좀 지났을까. 탄내가 살짝 나기 시작했다. 아뿔싸! 너무 오래 했나보다. 얼른 불을 끄고 압력솥 증기가 빠져나가도록 기다렸다. 잘 됐을런지 걱정하며 뚜껑을 열었다. 닭은 맛있게 잘 익었다. 쌀을 넘 많이 넣었었나보다. 살살 긁어내보니 바닥은 새까맣다. 그나마 먹을 부분을 덜어내고 안 탄 부분은 다른 냄비에 옮겨 닭죽을 끓였다.

다행히 닭은 맛있게 삶아졌다. 온가족이 닭고기 해체쇼를 하며 맛있게 먹고나니 이번 여름도 무사히 보냈음애 괜스레 감사해진다.

올 여름은 전례없는 폭염과 폭우로 전국이 아니 전세계가 몸살을 앓았다. 이번 여름만큼 뜨거웠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뜨겁다못해 따가운 햇살과 묵직한 습기 때문에 지쳤다. 휴가 기간에도 돌아다니는게 엄두 안나 차라리 집에 콕 박혀있을걸 하며 후회를 종종 했다.

절대 지나가지 않을 것 같던 올 여름도 끝나간다. 남은 여름보다 가장 시원한 여름으로 기억될거라는 기후학자들의 주장이 있다. 올해가 가장 시원한 여름이라면 냉년 내후년,,, 앞으로 다가올 여름이 썩 달갑지만은 않다. 그러나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생각으로 굳게 버텨 여름을 지내야한다. 내년 여름은 굳세게 맞서리라 다짐한다. 이번 여름 무사히 견뎌온 모든 사람들 수고 많으셨어요 �

#책과강연 #백백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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