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을 더 오래 살고 싶어 미리 모아 본 조각들.
요즘 심각하게 잘 먹고 잘 잔다. 이렇게 살아도 되나 싶다.
1월 9일의 일기.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는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나랑 닮았다고 생각한 오랜 친구에게 나와 다른 점이 더 크게 보인다.
각자의 삶이 이제 다 달라지고 있다는 뜻이겠지.
무서운 일이다.
1월 12일의 일기.
오늘 제 뺨을 때렸습니다.
...
나는 불효녀이기 때문입니다.
아빠가 뒤에서 내 이야길 하는 것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슬픈 표정을 했습니다.
거울을 보고 내 눈을 마주치기 힘들었습니다. 무엇도 사랑할 수 없는 눈이었으니까요.
죄송합니다. 나는 벌레 같습니다.
잠시 잊고 있었어요. 다시 텅 빈 눈으로 돌아오고 나서 깨달았습니다. 내가 벌레 같단 걸요.
1월 17일의 일기.
원하지 않는 약속이 있었는데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빠졌다.
오늘 나는 좀 많이 찌질한 것 같다.
같은 날의 일기.
어쩌면 나는 주변에 의해 만들어진 인격체이지 않을까?
이상한 말이지만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인생을 고민하게 되니.
내가 뱉는 말 한마디도 누군가의 고민에 큰 영향을 미쳤겠지.
1월 22일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