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종이학

by 고니

종이학


학을 접었다
천개가 될때까지

투명한 유리병에 가득
채우고 싶은 것은
접힌 얼굴들

나는 그것들을
병속에다

수집욕으로 담근다

손 끝이 젖어 부르트고
학은 계속 접힌다

귀퉁이가 찌그러진
짝짝이 날개들


어딘가 틀어진
손바닥 종이들

뒤섞인 색채 사이로
나는 반듯한 새를 찾아보지만


어딜봐도
대칭이 없다

그래서
한병에 쏟아붓고는


멀리서 지켜보는것을 택한다

가까이서 보면
선명한 비틀림에
압도당할테니

그저 접어서
계속해서 채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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