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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독하는 캔버스 Jun 20. 2023

[미술이야기] 나는 '돌'이었습니다, 김기철 화백


석채화(천연 돌가루 그림)는 색깔이 있는 돌을 곱게 갈아 자연의 풍부한 빛깔을 화폭에 담아내는 그림입니다. 400여 년전 인도에서 처음 시작된 돌가루 그림은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로 전래된 것으로 추정합니다. 

천연 접착제로 밑그림을 그린 후 곱게 간 돌가루를 이용해 채색합니다. 자연의 소재를 그대로 활용하는 석채화는 예술과 자연의 공존, 회화와 공예의 접점이 되고 있습니다. 


김기철 화백은 석채화 분야에서 단연 돋보이는 존재입니다.

그는 작품에 사용할 돌가루를 구하기 위해 직접 돌을 채집하러 다닙니다.

그림에 맞는 색깔과 질감을 지닌 돌을 찾아 쇠절구로 돌을 찧어 고운 가루를 내고,

직접 손으로 돌가루를 뿌려 작품을 완성하는 일까지

그는 작품마다 생기를 불어넣는다는 마음으로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기철 화백의 작품 속 돌가루 고유의 색깔은 보는이에게 은은한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고 전달하고자 하는

김 화백의 정신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는 흔하디 흔한 돌멩이를 이용해 작품을 완성할 때마다 형언할 수 없는 희열을 느낀다고 합니다.

쓸데 없을 것 같고, 보잘 것없어 보이는 돌멩이라도 그의 손을 거쳐 아름답게 다시 태어나는 작업은

그에게 보람과 뿌듯함, 설렘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작품에 맞는 돌을 찾고, 돌가루가 되도록 빻고, 채색하는 모든 과정들에

깊히 녹아져 있는 그의 시간과 노고를 생각해봅니다.

별볼일 없다 생각했고 그 어떤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던 많은것들이

지금 우리의 주변에도 많이 널려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작은것의 고귀함과 가치를 알아보는 눈. 

그 눈은 곧 생명력 있는 창조의 세계로 지금 이 순간도 우리를 인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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