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케어는 이렇게 합니다
회사에 취업하지 않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고, 한 회사를 억지로 버티며 다니는 경우는 줄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래서 더욱 회사, 직장의 의미는 더 중요해진다. 돈 벌려고 다니는 곳이 아니라 내 삶의 일부분으로서 어떠한 과정 속에 있는 게 직장이라는 공간이고, 하루의 대부분 시간을 보내는 시공간을 더더욱 우리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편안하게 월급 받으려면 월급 잘 주는 회사를 가고, 월급이 아니라 회사 전체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하면서 내가 그 안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자 선택하는 게 '스타트업'이다. 당연히 성장을 추동하는 구성원이 중요하다. 스타트업과 구성원은 공생 관계이고 단순한 근로계약 관계를 넘어서 동반자처럼 여겨진다.
회사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월급 주고 시키는 일 하는 직원을 뽑을 것인가, 너/나 할 거 없이 같이 성장을 위해 달려줄 동료를 뽑을 것인가. 회사가 인간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모든 게 달라진다. 과연 선택할 수 있는 문제일까, 피할 수 없는 숙명일까? 눈 가린다고 하늘을 다 가릴 순 없다.
우리는 이번에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고 가장 먼저 후보자 분들의 '채용 경험 개선'을 HR 과제로 꼽았다. 지금은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시기인데 나와 함께 달려줄 동료를 구하는 과정에서 회사가 상대방을 일방적으로 평가하는 구닥다리 면접처럼 진행하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진부한 면접 사용자 경험을 버리고 채용 경험을 이렇게 진행하고 있다.
알고케어에 초대받아 사무실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건, 아래와 같은 환영 인사다.
더운 날 소중한 시간을 내어서 사무실까지 와주시는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가장 먼저 든다. 웰컴 보드는 일전에 대기업에 방문했을 때 우연찮게 타 기업 임원을 환영하는 웰컴 보드를 게시해 둔 것을 보고 떠올렸다. 알고케어에 방문 주시는 분들에게 우리가 먼저 찾아뵐 여건이 되면 찾아뵙지만, 여러 이유로 와주시는 분들께는 감사한 마음을 담았다.
알고케어는 영양관리 머신에서 터치 몇 번으로 나에게 딱 맞는 영양제를 수십 개의 알갱이 단위로 쪼개어 맞춤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전에 이러한 사용자 경험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사무실까지 방문해 주신 분들께 제품을 직접 시연하며 체험해 보실 수 있게 한다.
인터뷰를 위해 사무실 도착하신 직후에 HR(Health Relations) Manager가 오늘 진행될 인터뷰 과정을 짧게 소개드리고, 사무실을 설명한 다음 위 인터뷰 사전 문진표를 전달한다. 알고케어를 간단히 체험해 볼 수 있게 컨셉 문진을 몇 개 진행하고 나면 영양관리 머신에서 함께 영양조합을 한 컵에 받아본다. 그리고 영양조합을 손가락 한 마디 크기의 미니 통에 담아서 선물로 드린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면접이라는 표현 대신 인터뷰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팀에 합류하는 건 후보자에게도 삶에서 중요한 선택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하고, 알고케어에서도 옆에서 함께 생활할 동료를 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를 존중하며 심사숙고해야 한다. 그래서 일방적인 평가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인터뷰하는 자리여야 한다고 믿는다.
가장 먼저 하는 건 인터뷰에 참여한 알고케어 구성원들의 자기소개다. CEO든 누구든 우리가 먼저 하는 일이나 성함을 먼저 소개드리고 인사 나눈다. 길게 소개하는 게 아니더라도 손님을 초대한 호스트로서의 기본적인 예의라고 생각한다.
다음은 서로 이야기 나누기 전에 알고케어라는 팀을 PPT 자료로 피칭(Pitching)한다.
포함하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시간은 대략 5분 이내로 빠르게 진행하고 만나 뵙는 포지션에 따라 설명하는 비중을 달리 한다. 예를 들어 사업개발 포지션에게는 비즈니스 모델과 향후 전략을 더 자세히 설명드리고, 프로덕트 디자이너 분에게는 프로덕트의 구성과 사용자 경험의 특징을 강조드리는 식이다.
■ 회사 소개 피칭 내용
- 아이템 컨셉
- 아이템 사용방법
- 사업 현황
- 비즈니스 모델 구조
- 사용자 반응/조사 내용
- 1~3개년 사업 계획
- 중장기 사업 로드맵 및 비전
- 팀 구성
- 6개월~1년 내 전사 목표
- 최근 회사의 고민
- 채용 배경 및 찾고 있는 인재상
- 오늘 인터뷰를 요청드리게 된 이유 및 배경
피칭이 끝나면 알고케어를 만나러 오기 전 궁금했던 점들을 먼저 물어보실 시간을 드린다. 진부한 구직자 자기소개로 인터뷰를 시작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알고케어가 먼저 인터뷰를 당하며 우리 팀을 소개드리는 시간을 갖는다.
인터뷰 중간에도 계속해서 궁금한 점을 여쭤본다. 사업에 대해 궁금한 거 없으신지, 팀이나 동료, 일하는 방식, 문화 등등 궁금한 게 없으신지 다양한 질문을 먼저 드리면서 알고케어를 잘 알아가실 수 있게 도와드리고자 한다. 노트북이나 핸드폰에 궁금한 점 적어오신 것도 편하게 보면서 이야기 주시길 바라는 편이다.
인터뷰가 끝나고 나면 다음 절차에 대해 안내드리며 채용 경험에 대해 설문조사를 받는다. 진행한 시간은 적당했는지, 공간은 소음이나 온도가 괜찮았는지, 인터뷰에 참여한 알고케어 인원이 충분히 경청했는지 등을 다방면으로 묻는다.
알고케어도 후보자 분이 우리와 잘 맞을지 판단하지만, 시간 내어주신 후보자 분들도 알고케어를 잘 살펴보고 피드백 주시기를 희망한다. 어떤 응답이 돌아올지 두근거리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하지만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언제나 편안한 자리를 벗어나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꼭 후기를 받고자 한다.
스타트업이라고 모든 의사결정에 다 참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동의하지 못하는 의사결정에 따라야 할 때가 오히려 더 많다. 자율성이 주어진다고 해서 자기 마음대로 다 자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도 아니다. 소통은 수평적으로 하되 결정은 수직적이어야 한다.
또한 젠틀하고 나이스한 관계를 위해서 성과에 집중하지 못하는 역설적인 상황도 주의해야 한다. 스타트업은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기 위해 들어오는 곳도 아니고,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즐기러 오는 곳도 아니다. 스타트업은 시장을 혁신하고 성과를 만들어내러 오는 곳이다. 관계지향적인 사람은 알고케어에 잘 맞지 않고, 관계를 중요시하더라도 성과지향이 우선하는 사람이 더 잘 맞는다.
HR을 Human Resource로 보는 시대는 지나갔다. 모두가 각자의 삶에서 이유를 안고 업을 택해 같은 시공간에 모인다. 살아있고 역동하는 개인이 모여서 팀을 이루어 성과를 만들어내기에 우리는 Human Resource가 아니라 건강한 관계(Health Relations)에 집중해야 한다.
나름대로의 관계 맺음을 스스로 정의하는 기업은 복지를 도입하더라도 단순히 '채용을 위해', '임직원 근속을 위해서'가 아니라 구성원 본인들의 삶을 위해서 그러한 결정을 내린다. 건강한 삶을 지원하고, 건강한 성장을 지원한다.
회사라는 공간도 나를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일터와 삶의 정의를 다시 내렸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삶의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우리가 경험하는 경험의 내용과 방식이 바뀌어야 실제 삶의 모습이 바뀐다. 집안 한편에 쌓인 영양제 더미나 책상에 놓인 유통기한 지난 영양제 통으로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모습도 완전히 바꾸고 싶다. 건강을 소비하며 살아가는 일터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일터가 되었으면 좋겠다.
사용자 경험을 혁신하면 삶의 모습이 바뀐다. 채용도 직장도 건강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80억 명의 삶에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혁신을 줌으로써, 실질적으로 우리 삶의 모습이 변하길 꿈꾼다.
이런 세상을 꿈꾼다면 알고케어와 함께하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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