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장. 문제, '진심'으로 마주하기

by 박보라


앞 장에서 우리는 문제의 유형이라는 껍데기를 넘어 그 안에 숨겨진 본질을 보는 현명함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가 그 '문제'라는 대상을 마주하는 근본적인 '태도'에 대해 질문을 던져볼 차례입니다. 여러분은 문제집 속 문제를 풀 때, 어떤 마음인가요? 혹시 '이건 어차피 연습일 뿐이야', '빨리 풀고 답이나 맞춰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습관처럼 접근하고 있지는 않나요?


솔직히 문제집 속 문제들을 풀 때, '이게 실제 내 삶과 무슨 상관이야?' 하는 생각이 들거나, 그저 지루하고 힘든 숙제처럼 느껴질 때가 많을 것입니다. 시험 점수를 위한 과정일 뿐이라고 여기며, 최대한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어쩌면 당연합니다. 하지만 바로 이 '연습이니까', '숙제니까' 라는 마음의 벽이, 우리가 진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뇌는 우리가 '진심'으로 몰입하고 중요하다고 여기는 경험을 통해 가장 깊이 배우고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진심으로 문제를 마주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실은 문제와 좀 더 친해지는 과정입니다. 단순히 답을 찾는 것을 넘어, 그 문제 상황 자체를 머릿속으로 생생하게 그려보고(시뮬레이션), '나라면 이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까?',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왜 중요할까?' 하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문제 속으로 깊이 들어가 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수학 응용 문제를 풀 때 단순히 공식을 대입하는 것을 넘어, '내가 만약 이 상황에 처한 주인공이라면 어떤 정보가 더 필요할까?', '이 문제를 해결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하고 마치 내가 풀어야 할 진짜 이야기인 것처럼 그 문제에 감정을 이입하고 그 해결의 필요성을 느껴보려는 작은 시도만으로도 문제에 대한 우리의 몰입도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이런 접근이 어색하고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요.


하지만 이러한 '진심 어린 몰입'은 우리에게 놀라운 변화를 가져다줍니다. 첫째, 표면적인 이해를 넘어 문제의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합니다. '아, 이건 내 문제야!'라고 느끼며 진심으로 해결하려 할 때, 우리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고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해결의 실마리들을 발견하곤 합니다. 둘째, 어려움 앞에서 쉽게 포기하지 않는 '의지'를 단련시킵니다. 내가 진심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 앞에서는, 단순히 정답을 맞히는 것을 넘어 어떻게든 답을 찾아내려는 끈기가 자연스럽게 발휘됩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정신적인 근력이 단단해집니다. 셋째, 배움의 과정 자체를 더 의미 있고 흥미로운 경험으로 채워갈 수 있습니다.


결국, 문제집 속 가로 세로 직교한 선 속에 갇힌 문제든, 예측 불가능한 삶 속에서 마주하는 진짜 문제든, 그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의 본질은 다르지 않습니다. 그것은 바로 문제를 피하지 않고 '진심'으로 마주하여, 깊이 몰입하고, 해결될 때까지 끈질기게 파고드는 태도와 의지에서 나옵니다. 학창 시절 연습 문제를 통해 우리가 정말 길러야 할 것은, 어쩌면 정답 맞히는 기술 이전에 바로 이 '어떤 문제든 진심으로 부딪혀보는 마음의 힘'일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부터 문제집을 펼칠 때, 이전과는 조금 다른 마음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눈앞의 문제를 단순히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닌, 나의 지혜와 의지를 시험하고 성장시킬 소중한 기회로 여기고 진심으로 한번 대해보는 거죠. 그 진심 어린 씨름 속에서 여러분의 문제 해결 능력과 내면의 힘은 분명 놀랍게 성장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단련된 힘이야말로 여러분이 앞으로 마주할 세상의 어떤 문제 앞에서도 스스로를 믿고 당당히 나아갈 수 있게 하는 가장 든든한 응원군이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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