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마주친 바탕화면 시리즈 1
길 위를 여행하다보면 어쩌다 마주친 풍경이 있다. 이러한 풍경에선 가던 걸음을 멈추고 주머니에 있던 휴대폰을 꺼내곤 한다. 어쩌다 마주친 바탕화면 시리즈, 그 첫번째가 바로 간월암이다.
이곳, 간월암은 충청남도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리에 위치한 아주 독특한 암자이다. 물이 빠지는 간조시에는 간월도와 연결되고, 만조시에는 섬이 되는 지형에 세워져 있다. 해질 녁엔 간조시이기 때문에 드러난 바다 바닥 위에서 간월암을 바라보고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이 때가 되면 누가뭐래도 주인공은 간월암이다. 지는 해의 후광을 받은 간월암은 천상천하유아독존이 된다.
충남 공주에서 출발했다. 가을 하늘처럼 파랗고 맑은 날이었기에 무작정 출발했다. 이런 날은 무슨 사진이든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자동차로 1시간 20분 남짓 걸려 3시 쯤 도착했다. 정월대보름을 이틀 앞둬서 그런지 관광버스와 자동차들이 많았다. 기도하러 온 사람들과 관광하러 온 사람들이 뒤섞여 만원이었다.사진 찍기 곤란한 상황이다. 한 낮인 것도 있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다보니 구도를 잡으면 이내 사람들이 몰려와 타이밍을 놓치곤 한다. 이럴 땐 사람들이 뜸한 저녁 시간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 어차피 간월암은 낙조 풍경으로 유명한 곳이기 때문이다. 해가 질 때 쯤이면 기도나 관광 목적의 사람들은 뜸해지고, 사진촬영이 목적인 사람들이 하나 둘씩 늘어난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전문적으로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들이기에 이 사람들이 있는 위치에서 구도를 잡고 사진을 촬영하면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사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이 없어도 바탕화면이 될 만한 풍경사진 하나 쯤은 건질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가서는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없다. 간월암의 낙조를 찍기 위해서는 맑은 하늘, 사람, 기다림과 같은 3가지 변수를 반드시 고려해야한다. 맑은 하늘이라면 일단 좋은 풍경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첫번째 조건은 된 것이다. 그 다음에 필요한 것이 바로 사람과 같은 움직이는 피사체이다. 동물이 될 수도 있고, 구름이 될 수도 있다. 밋밋한 하늘보단 구름이 있는 것이 좋고, 아무 것도 없는 길이나 바다보다는 걷고 있는 사람이나 날아다니는 갈매기가 있는 것이 좋다. 이러한 것들은 사진을 다양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감성 포인트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바로 기다림이다. 간월암은 서두에도 밝혔듯이 낙조가 유명한 곳이다. 한 낮에는 그리 아름다운 사진을 얻기가 힘들다. 매직아워, 즉 해가 지는 시간에 맞춰 사진을 촬영하는 것이 좋다. 이 시간에는 별다른 촬영기술이 필요없다. 자신이 촬영하고 싶은 구도에 맞춰 촬영하면 된다. 카메라가 없다면 휴대폰만으로도 바탕화면에 어울리는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아름다운 것은 어쩌다 마주치는 것이다. 어쩌다 마주쳤다 하여 아름다움을 담을 순 없다. 아름다움을 담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무모함, 용기, 그리고 약간의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 어쩌다 마주친 풍경이라 할지라도 그냥 얻을 수는 없는 것이다. 기대는 하고 왔지만 기대 이상의 아름다움을 얻고 돌아갈 때면 그 어느 때보다도 발걸음이 가볍다.
촬영 포인트
1. 지는 해 반대편(동쪽)에 드러난 바다 바닥 위에서 간월암을 사이에 두고 시시 각각 변하는 낙조에 맞춰 다양한 사진을 연출할 수 있다.
2. 해가 지고 난 직후 붉은 빛이 하늘에 남아 있을 땐 간월도에서 간월암으로 연결된 길과 계단에서 촬영하면 붉고 푸른 배경의 변화 무쌍한 구름을 촬영할 수 있다.
3. 해가 완전히 지고나서 하늘에 약간의 어둠이 깔릴 때면 간월도 방파제에 불이 켜진다. 이곳에서 가로등과 하늘, 그리고 바다를 배경삼아 촬영하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