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446044, 127.008553
계획은 없었다. 그게 전부였다.
굳이 조건을 하나 더 붙이자면 — 돌아올 수 있을 만큼의 시간, 그것뿐이었다. 오후 두 시에 집을 나섰고, 버스 정류장 앞에 서서 처음으로 오는 버스를 타기로 했다. 익숙한 번호가 오면 타지 않는다. 낯선 번호가 오면 탄다. 그게 오늘의 유일한 규칙이었다.
사람들은 묻는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나는 대답한다. 그게 무슨 의미가 없냐고.
세 번째 버스였다.
앞 두 대는 익숙했다. 내가 매주 타는 번호, 내가 가끔 타는 번호. 그것들은 보내줬다. 그리고 세 번째로 들어온 버스의 번호를 나는 처음 봤다. 어디로 가는지도 몰랐다. 그냥 올라탔다.
기사 아저씨가 힐끗 봤다. 나는 교통카드를 댔다. 삑.
그 작은 소리가 그날 내가 한 가장 용감한 행동이었다.
버스는 시내를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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