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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재열 여행감독 Apr 16. 2023

'동유럽 유작정 한 달 살아보기'를 구축한 이유

체코 데친시의 K하우스를 중심으로


‘동유럽 한 달 살기’를 기획해 보기로 했다. 두 가지 이유였다. 사람들은 ‘관광’보다 ‘여행’을 원했고 여러 여행을 경험한 분들은 조용한 ‘스테이’를 원했다. 여행이 깊어질수록 ‘머묾’을 원하는 성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른 하나는 ‘은퇴 후 한 달’ ‘생애 전환 여행’으로서 한 달 살기가 유용하겠다는 판단에서였다.


예상대로 반응은 폭발했다. 4월의 시즌1은 바로 마감되었고, 6월의 시즌2도 신청자가 몰려들었다. 이번에 ‘동유럽 유작정 한 달 살아보기’의 베이스캠프로 삼은 체코 데친의 K하우스는 선풍기가 필요 없을 정도로 여름에 선선하다고 해서 8월에 시즌3도 세팅하려고 한다.


한 달 살기를 기획할 때 염두에 둔 대상은 이런 분들이었다. 해외에서 한 달 살기를 하고 싶지만 해외 체류 경험이 없고, 외국어가 서투르고, 아는 지인이 없어서 엄두를 못 내는 분들, 그래서 꿩 대신 닭으로 제주에서 한 달 살기를 하는 사람들. 이런 분들의 ‘동유럽 한 달 살기’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대로 그런 분들이 관심을 보였다. ‘정말 그런 프로그램이 있어?’라며 마치 피라미드 영업처럼 입소문이 나서 지인의 지인을 데려왔다. 애초 올해는 투어 개발에 집중하고 스테이는 내년에 개발해 보려고 했는데 스케줄을 앞당기기로 했다. 은퇴자들에게(그중 몇몇은 자녀 입시 혹은 가사노동 은퇴자) 특히 이런 수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 달 살기 숙제를 풀면서 시험범위는 이렇게 한정했다. 괜찮은 나라에, 괜찮은 숙소에, 괜찮은 가격에, 괜찮은 호스트에, 괜찮은 프로그램! 그런 와중에 ‘동유럽 허비학교’ 교장 선생님으로 딱 맞는 분이 보여서 바로 붙들었다. 유럽 전문가이드 30년 경력의 이기영 쌤. 지난 연말 이기영 쌤의 K하우스에 답사를 다녀오고 바로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이번 ‘동유럽 유작정 한 달 살아보기’는 ‘은퇴 후 한 달’ 혹은 ‘생애 전환 여행으로서 한 달’ 혹은 ‘나를 위한 한 달’을 도모하려는 사람에게 최적화된 스테이 모형이라고 생각한다. 혼자 풀려면 만만치 않은 숙제인데 좋은 솔루션을 통해 기본적인 숙제를 해결하고 본인이 자신만의 여행을 설계할 수 있도록 했다.



<동유럽에서 유작정 한 달 살아보기의 기본 구조>


체코 데친시에 있는 K하우스에는 9개의 객실이 있고 다양한 조리시설이 갖춰진 키친 그리고 밤늦게까지 활용할 수 있는 라운지가 있다. 객실 중에는 트윈 침대가 있는 곳이 절반 이상이지만 기본적으로 1인1실로 사용하게 했다(대부분의 객실은 레지던시용이다). 이곳을 활용해서 한 달(혹은 4주) 살기를 한다. 방 두 개인 펜트하우스가 두 채 있어서 이곳 역시 활용할 수 있다.


한 달 살기에 ‘유작정’이란 수식어가 들어간 이유는 기본적으로 10일 정도는 투어를 함께 한다는 의미다. 이 공동 투어를 통해 기차 버스 등 동유럽의 대중교통 이용법을 익히고 숙박 예약법을 익혀 남은 날은 각자 혹은 팀을 이뤄서 여행을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4월의 1기생들은 동유럽 곳곳을 열심히 여행하고 있다.   


참고로 데친시는 프라하의 북쪽 독일 국경에 있다. 이곳의 이점은 철도 교통의 요충지라는 점이다. 남쪽으로 가면 프라하를 비롯해 비엔나 부다페스트 등으로 기차를 타고 이동할 수 있고 북쪽으로 가면 드레스덴 마이센 베를린 등으로 갈 수 있다. 철도를 통한 이동으로 웬만한 도시는 다닐 수 있다.



<한 달 살기의 인솔자와 기본 콘셉트>  


여행 기획이란 결국 ‘데려다 놓는 일’이다. 그다음은 여행자의 몫이다. 하지만 낯선 도시에 9인의 어른을 두고 올 때는 계산이 있어야 한다. ‘어른의 여행’은 ‘계산된 모험’이기 때문이다. 데친은 그들에게 일상의 섬일 수도 혹은 낯선 행성일 수도 있다. 멋진 방치가 되려면 앞단에서 계산이 있어야 한다.


늘 ‘사람이 여행이다’는 소신으로 여행을 기획한다. ‘동유럽에서 유작정 한 달 살아보기’는 전적으로 동유럽 허비학교 이기영 교장 쌤에게 의지하고 있다. K하우스를 구축한 그는 업력 30년을 넘긴 프로 가이드다. 유명 관광지가 아니라 절묘한 매력을 가진 소도시 포인트를 추천한다. 그가 추천하는 곳은 확실하다.


‘어른의 여행 & 스테이 클럽, 트래블러스랩’을 구축할 때 여행의 원칙으로 부탁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다. ‘간섭하지 않는 결속력(따로 또 같이) / 불편한 사치 / 선을 넘지 않는 배려’ 좋은 사람을 모으는 것만큼, ‘좋게 행동하게 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많은 그룹여행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한 최소한의 원칙이다.



<기타, 동유럽 유작정 한 달 살아보기 관련 정보>


@ 데친시는 어떤 곳?

엘베(독일 쪽)/라베(체코 쪽) 강기슭의 도시로 강 양쪽으로 도시가 자리 잡고 있어서 강을 넘나들며 산책할 수 있다. 숙소인 K하우스는 데친 역광장에 바로 면해 있으며 주변에 식당과 상가가 즐비하다. 강 건너에는 멋진 고성이 자리 잡고 있고 잘 설계된 도서관도 있어서 강을 중심으로 산책하기 좋다.


@ 데친 K하우스를 중심으로 항공이 아닌 기차/자동차를 이용해 갈 수 있는 곳들

1> 기차 이동이 편한 곳 : 체코 도시(프라하 등) / 독일 도시(바트산다우/온천휴양지, 드레스덴, 마이센/도자기도시, 라이프치히, 베를린 등) / 오스트리아 도시(비엔나 등) / 헝가리 도시(부다페스트 등)   

2> 자동차 이동이 편한 곳 : 체코 도시(카를로비바리 등) / 독일 도시 (바우첸 등) 폴란드 도시 (즈고젤레츠 등)


@ K하우스에서 맘먹고 다녀올 수 있는 문화 시설 :

1) 음악시설 :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드레스덴 젬퍼 오페라하우스, 프라하 국립오페라하우스, 프라하 돈 조반니 극장 등등

2) 박물관 : 프라하 국립중앙박물관 등 다수의 박물관과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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