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크리스마스란……

마른나무에 핀 사랑, 십자가

by 고요정


고요정의 기도시

갈보리 언덕 위,

다시 심어주신 생명나무는 하나님의 사랑이었습니다.

마른 십자가 그 나무에

붉은 사랑의 열매를 맺게 하신 것도 그분의 은혜입니다.

주님이 주신 이 새날,

저 또한 주님의 열매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묵은 마음을 벗고 주님의 포도주로 새 옷을 입어

더 희고 정결한 영혼으로 나아가게 하소서.

바야흐로 온 세상이 주님 오신 날을 노래하는 계절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기뻐하는 이유는 저마다 다른 듯합니다.

오래전, 디즈니의 화려한 크리스마스 조명 아래 서 있던 날이 떠오릅니다.

할리우드 거리를 수놓은 불빛을 보러 갔던 그날, 골목은 발 디딜 틈조차 없었습니다.

움직일 수도 없을 만큼 밀집된 사람들 속에서 저는 내 뜻대로 한 걸음도 뗄 수 없었습니다.

그 화려함 속에서 느낀 것은 역설적이게도 두려움이었습니다.

다시는 그곳에 가고 싶지 않을 만큼.

어쩌면 아름다운 날에 아름다운 기억을 남기는 일은,

무언가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욕심을 내려놓는 마음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십자가에서 죽음으로 생명을 주신 분.

그분이 오신 이 성탄의 날,

저는 화려한 거리 대신

주님의 빛을 가장 어두운 곳에 비추는 작은 촛불이 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