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먹는다는 게 이런 건가
드라마 '엄마 친구 아들'
<출처> 넷플릭스
얼마 전 완결을 맞이한 드라마 '엄마 친구 아들'
궁금했던 드라마를 시간 날 때마다 정주행 중이다.
기사로 대충 알고 있던 내용이지만 가볍게 볼 수 있겠거니 했던 드라마였는데
여자 주인공인 석류의 위암 사실을 알게 된 엄마의 연기에 가볍지 않은 드라마가 되었다.
보통 드라마나 영화는 딸이 몇 년 전 위암 수술을 비밀로 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땐
부모를 속였다는 배신감에 뺨을 때리거나 어떻게 니가 나에게 그럴 수 있냐는 지루한 대사를 치며
자식의 몸도 같이 주먹으로 친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엄마가 딸의 위암 사실을 알게 된 그 순간
너무나 무서운 나머지 딸에게 숨 쉴 틈도 없이 얼른 달려가 안아버린다.
이 장면은 나에게 새로우면서도 뒤통수 때리는 장면이었다.
사실이 아닌 드라마이지만 배우들에게는 진정성 있어야 하는 연기이겠지만
나에게는 눈물을 쏙 빼놓을 만큼 '엄마의 마음'이 녹여 든 순간이었다.
정말 내 자식이 크게 아프기라도 한다면 지금 당장 부서질까 무서워 당장 내 품에 안으려 하지 않았을까
혼자 아팠던 게 미안해서 그 죄책감에 조금 더 강하게 끌어안은 게 아니었을까
눈물 콧물 쏙 빼면서 순간 들었던 생각은
'부모가 되지 않으면 알 수 없겠구나'였다.
아무리 슬픈 드라마를 봐도 울지 않았던 나였는데
어떤 슬픈 사실을 눈앞에 갖다 둬도 현실을 찾던 나였는데
이렇게나 감정몰입이 쉬워지다니..
지금 눈이 붓도록 울어버린 나 자신을 보면서
역시나 사람은 겪어봐야 안다는 말이 조금은 공감이 된다.
내 자식이 아픈 건 아니지만
그러길 바라는 것도 절대 아니지만
상상만 해도 마음이 찢어질 것 같아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을
드라마를 보면서 뉘우치고 다시 되새기는
아직 서투르고 성장하는 부모가, 엄마가 되어가고 있는 내가 새삼스럽고
이렇게 나이를 먹어가는 건가 하고 내 나이와 부모님의 나이를 다시 한번 계산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