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조금씩 더 엄마스러워진다.
9년째 엄마 적응 중
아이가 꽤 오래전부터 아프다는
말을 달고 살았다.
목이 간질간질하다.
한쪽 다리가 아프다.
잇몸이 아프다... 등등
퇴근해서 내 얼굴을 보면 아이는
인사와 함께 아프다는 말을 건넸다.
습관적으로 아프다는 아이.
병원을 가봐도 괜찮다는데..
아이에게 뭔가 결핍이 생긴 것은 아닐까. 불안이 앞섰다.
잠자리에 든 아이에게
넌지시 말을 건넸다.
혹시 요새 걱정이 많아?
엄마는 걱정이 많아지면
몸이 예민해져서 아픈 곳이
많이 생기는데. 혹시 그런 걸까?
이어지는 아이의 대답에 가슴이 철렁했다.
응, 걱정이 너무너무 많아.
아주 작은 것도 걱정이 돼서
하루 종일 걱정만 해.
그리고 아이는 울음을 터뜨렸다.
이 작은 아이가 별거 아닌 것에
예민해져서 하루 종일 걱정하고
불안해했을 생각을 하니 속이 상했다.
그 마음을 숨기려고 여기저기
아프다는 투정을 부린 걸까.
본인이 하는 모든 행동이
혹시 잘못됐을까 봐 걱정이 된다는 아이.
그런 아이를 안아주고
아이가 하는 대부분의 행동이 옳고
아주 잘하고 있다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는 것 밖에는
도리가 없었다.
매사에 예민한 아이를
키우는 일은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다.
아이의 예민함이 아이를 옥죄는
강박이 될까 봐,
나의 부정적인 말 한마디가
혹여 아이에게 트라우마가 될까 봐.
나는 아이 앞에서 걱정을 숨긴다.
아이를 재우고 한숨을 몰아쉰다.
내 아이의 속마음을 아는 것이
이렇게 힘이 든다.
9년 차 엄마.
아직도 나는 엄마 적응 중이다.
나의 걱정과 불안 또한 당연한 것이리라.
아이에게도 너의 걱정과 불안은
아주 정상적이고 괜찮은 거라고
다시 말해줘야겠다.
아주 조금씩,
매일 조금씩 더 엄마스러워진다.
아이가 크는 것만큼 나도 엄마가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