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모양
아이들이 조금 더 자라자, 이번에는 햄스터를 키우고 싶다고 했다.
나에게는 쉽지 않은 요청이었다. 나에게 햄스터는 귀여운 반려동물이 아니라, 쥐와 크게 다르지 않은 존재였다. 책과 이야기 속에서 늘 불결한 환경, 불쾌한 기억과 연결된 동물이었기에, 그 작은 털짐승을 가까이 두는 상상만으로도 소름이 일었다.
그러나 아이들의 눈빛은 달랐다. 그들에게 햄스터는 작은 친구이자, 학교에서 보고 온 귀여운 생명이었다. 나는 두려움을 무릅쓰고 결국 햄스터를 집으로 들였다. 몇 천 원이면 살 수 있는 작은 생명이었지만, 집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그 무게는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책임이 되었다.
아이들은 매일 밥을 주고 물을 갈아주며 햄스터를 돌보았다. 집 청소는 내 몫이었다. 우리 가족은 작은 생명을 중심에 두고 각자 역할을 나누며 하루를 살아갔다. 그러나 생명은 언제나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우리를 시험했다. 햄스터가 아플 때마다 우리는 동물병원을 찾았다. 작은 알약 하나에도, 짧은 진료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있었지만, 외면할 수는 없었다. 그 작은 생명을 외면한다는 건, 어떤 이유로도 더 큰 아픔이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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