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점은 언제나 유혹이다. 한 권의 책을 고르는 일은 단지 선택의 행위가 아니라, 머물고자 하는 내면의 욕망을 마주하는 일이다. 책의 세계는 조용하지만 완강하다. 한 장을 넘길 때마다 누군가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 안에서 나 또한 조금씩 변한다. 그래서 나는 늘 서점을 경계한다. 한순간의 머묾이 오랜 체류가 되기 때문이다.
일정을 마치고, 아이의 학습 참고서를 사러 서점에 들렀다. 문을 열자 묵직한 공기와 함께 오래된 종이 냄새가 흘러나왔다. 그 냄새는 언제나 나를 잠시 멈추게 한다. 책의 결 사이로 스며든 시간의 냄새, 그 안에 쌓인 누군가의 문장과 마음. 그 향은 늘 사람을 조용히 붙잡는다.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스쳤지만, 마음은 곧 스스로를 다잡았다. 목적은 단 하나, 필요한 책을 고르고 곧장 나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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