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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후에 나를 기다리는 치료들

방사선치료시작하다

by graceforme


12월 AC항암을 마치자마자 12월 말에 방사선 치료를 위해 방사선과에 갔다.

방사선과 교수님과 진료를 보는데 보통은 30회 정도 하는 걸로 들었는데 용인세브란스 방사선 기계는 최신이라 15회 정도면 된다고 한다.


그래서 15회를 하기로 했다.


진료 후 간호사와 상담을 하고 방사 전 호수를 구매하고 오라고 했다. 매번 가지고 다니는 호수인데 2만 원 정도 한다.


모의방사

먼저 방사설계를 위해 방사선기계 있는 곳으로 갔다. 상의 탈의 후 가운 입고 입장. 서서 상의탈의하라고 해서 탈의 후 서 있었다. 의사가운 입은 사람이 엄청 많았다. 남자 여자 여러 명 상의 탈의하고 벽에 서있으라 했고 사진을 찍는다.


부끄럽다. 상의탈의하고 방사기계에 누웠다. 앞 유리에 여러 명이 보고 있다.


얼굴에 산소호흡기 마스크 같은 걸 끼우는데 가지고 온 호수를 연결한다. 그리고 엄청난 바람이 마스크를 통해 들어온다. 헉헉 숨쉬기가 어렵다. 이렇게 바람을 넣어 심장 쪽을 보호한다고 한다. 매번 방사하는 동안 이 마스크를 끼고 엄청난 바람을 견뎌야 한다.


기계에 누워있는데 잠시 배 앞부분과 양쪽 옆구리에 문신으로 점을 찍었다. 살짝 따끔따끔했다. 문신은 안 지워진다는데 점이 3개가 생겼다. 보통 방사할 때 매직으로 선 그어서 잘 씻지도 못한다던데 문신이라 씻는 게 상관없었다. 차라리 문신점이 난 듯하다. 편하게 매일 샤워할 수 있었다. 지금도 배 가운데에 점이 찍혀 있다.


이렇게 모의방사를 하고 정해진 날부터 매일 와서 방사선치료를 받았다.




매일 방사선치료 하기


원래 시간을 정하고 같은 시간에 와서 해야 하는데 다 예약이 되어있어 아침 일찍이나 저녁 늦게 된다고 했다. 시간이 다 쉽지 않아 그냥 3시쯤 와서 기다리다가 하기로 했다. 생각보다 기다리지 않고 금방 할 수 있었다.


일단 탈의실에서 가운으로 갈아입고 기다리면 TV화면에 이름 순서대로 부른다. 호수를 가지고 호명할 때 가면 여러 명의 남자 여자 의사(?)들이 기다리고 있다. 가운을 펼치고 기계에 누워 팔을 들고 마스크를 끼고 코로 들어오는 엄청난 바람을 견디면 된다. 생각보다 시긴은 금방 흐른다. 그 자세로 5분 정도면 된다.



한겨울 매일 가는 게 쉽지 않은데 집 앞이라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안양선생님이 계속 집 근처에서 하라고 날 설득한 이유가 있었다. 그래도 최첨단이라 그런지 시간도 금방 하고 거의 기다리지 않아 편했다.


크게 아프거나 한건 없었다. 샤워 후에 보면 방사한 곳만 살이 빨갛다는 거 빼고는.... 어떻게 했는지 네모진 모양이다.



암은 수술이 가장 쉬운 거다.

항암 방사를 한다는 게 가장 어려운 것 같다.


이렇게 힘든 시간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말이다. 내 인생에서 결혼 출산이 큰 변화였다면 세 번째는 암환자로 사는 인생인 듯하다. 그런데 이건 앞으로 평생 신경 써야 한다. 일단 항암과 방사의 큰 산을 넘었다.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데 평생 조심해야 한다.



이제 남은 건...


표적항암 3주마다 18 회

루프린주사 4주마다 2년

타목시펜 5년 복용



갈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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