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레이숲풀 Dec 17. 2023

무기력이 아닌 게으름은

내가 아는 무기력과 게으름의 차이를 간단히 말하자면,

해야 하는 것뿐 아니라 하고 싶었던 것조차 할 심신의 힘이 없다면 무기력

선택적으로 즐거운 것 하고 나머지는 하지 않으려는 것이 게으름이다.


달리 말하면,

번아웃 이후부터 작년까지의 나, 그리고 올해 어떤 특별한 사건을 겪어 마음이 아플 때의 내가 무기력을 설명하는 모습을 보였고

바로 요즘, 최근의 10일간의 내가 게으름을 보였다.


사실 게으름이라고 생각하게 된 건 며칠 전이다.

또 무기력이 찾아온 줄 알고 (체력의 문제는 아니었기에) 무의식이 또 어떠한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열심히 생각했고 유추한 것들의 수용을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나는 여전히 누워 있었고 당장 큰일 날 것들이 아니면 미루고 또 미루며 하지 않았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방탈출 카페를 즐기고 모임에 가서 신나게 떠들며 웃고 즐기는 나는 무기력할 때의 모습과는 달랐다.


무기력하지만 그런 곳에 가서는 가면을 쓰거나 그 순간에만 즐기는 그것이 아니라 즐거워서 가고 정말 즐겼고 끝나고도 신이 났다. 그러나 해야 할 일은 여전히 미루로 미뤘다.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혹은 긴 세월이 흐른 후 지금의 모습에 대해 재해석할지도 모르지만 지금 느낀 나는 게을러진 것 같다. 그래서 명상과 자기 수용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에 환경을 세팅하기로 했다.


그리고 바로 오늘, 매거진 공동 작가인 데이지가 운영하는, 아침 8시에 시작하는 '아티스트 웨이'에 참여해 정신을 깨우고 강아지 산책으로 신체를 깨운 후 일단 하든 안 하든 책상에 앉기로 했다. 그리고 캘린더를 켜 오늘의 할 일을 보면서 하나하나 지워갔다. 그렇게 이 글도 쓰게 되었다.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보이는 글로써 기록했으니 내일의 나는 이 글이 환경이 되어 또 무언가 할 수 있지 않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안녕, 다시 또 무기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