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서 하는 일
안녕, 오늘 첫 시간이지?
너희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
나는 내 직업이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해. 싫기도 하지만 좋기도 하지.
좋은 이유는 뭐냐 하면,
취미와 직업이 같다는 거야.
나는 소설과 시, 수필을 읽는 걸 무척 좋아하고 행복감을 느껴. 근데 그걸 가르치는 게 일이기도 하지. 좋아하는 걸 업으로 삼는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너희들과 수업을 할 때마다 느끼곤 해. 어떤 일을 좋아하며 할 때는 뿜어지는 기운 자체가 달라. 그 결과도 훨씬 좋아.
우린 수업 시간에 많은 작품들을 만날 거야. 선생님은 너희들이 소설과 시, 수필들을 기계적으로 읽지 않았으면 좋겠어. 사람들은 요즘에도 서점에 들러 책을 사지. 그들은 책이 '좋아서' 사는 거야. 그 책 안에는 사람을 당기는 매력이 있거든. 너희도 앞으로 선생님과 만나게 될 글들을 좋아했으면 좋겠어. 좋아하게 되면, 국어 시간이 더욱 즐거워질거야. 그 누구도 어떤 일을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는 없어.
그리고 또 모르지.
수업 시간에 배우는 작품들 중 내 마음 안으로 깊숙이 들어오는 것이 있을지도.
선생님은 고등학교 3학년 때, 문제집을 풀다가 "이건 내 얘기야!"하는 시가 있었어. 감동 받아서 온갖 책에 다 적어놨던 기억이 나.
그 시가 바로 신석정의 "들길의 서서"야.
1연
푸른 산이 흰 구름을 지니고 살 듯,
내 머리 위에는 항상 푸른 하늘이 있다.
5연
뼈에 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좋다.
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보자!
고3. 매일같이 반복되는 수험생활에 피폐해져 가고 있을 때, 내가 꿈꾸는 하늘이 눈앞에 펼쳐지더라. 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보는 화자의 모습이 나처럼 느껴지기도 했지.
이제 학창시절의 마지막, 고3이네.
마지막 국어 시간에 너희들의 마음에 닿는 작품을 만날 수 있길.